케이뱅크·IBK기업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 등 주목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의 연임 여부도 관심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과 김도진 기업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각 사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과 김도진 기업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각 사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주요 은행장들에게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현재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의 수장이 교체와 연임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내년 초까지 임기를 수행하는 금융그룹의 회장들도 있어 올 하반기 금융권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장 중 임기만료가 가장 가까이 다가온 이는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다. 심 행장의 임기는 오는 9월 23일까지다.

지난 2016년 9월 초대 은행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심 행장은 2017년 케이뱅크의 성공적인 출범을 이끌었다. 많은 사람의 기대와 우려 속에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시장에 내놓으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 출범 초기에는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사 카카오뱅크의 성장, 자본 확충의 한계 등으로 케이뱅크는 더딘 성장을 이어갔고 일부 신용대출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412억원 유상증자도 연기돼 자본 확충의 난항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역시 241억원 순손실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심 행장의 연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KT가 케이뱅크의 경영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 행장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KT의 의중에 따라 연임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심 행장은 KT에 30년 이상 몸 담으며 KT비서실장과 KT 시너지경영실장,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등을 지낸 인물이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오는 12월에 임기가 종료된다. 역대 기업은행장의 연임 사례는 단 한 차례(故강권석 전 행장)뿐이라는 점과 김 행장이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인사라는 점 등을 이유로 연임보다는 교체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책은행의 특성상 여러 외부 인사들의 이름이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준희 전 행장부터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행장까지 3연속으로 내부 출신 인사가 은행장에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는 외부 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 존재한다.

현 정부 기조상 낙하산 인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지만 시기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보은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오는 11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임 체제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을 맡은 허 행장은 윤 회장과 함께 시너지를 내며 그룹과 은행의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2243억원으로 허 행장이 취임한 2017년(2조1747억원)에 비해 2.28% 증가했다. 다만 올해 초 노조 이슈와 관련된 여러 평가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한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3연임에 도전한다. 출범 이후 2회 이상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 없었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최초’의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그간의 관행을 깰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그룹 회장들의 연임 여부도 올 하반기부터 점차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나란히 내년 3월에 임기만료를 맞는다. 임기 동안 준수한 실적을 거둔 세 회장은 모두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함 전 행장은 비록 올해 초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룹 부회장으로 남아 여전히 왕성한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함 전 행장의 부회장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만약 함 전 행장의 임기가 1년 연장될 경우 2021년 초에 열리는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함 전 행장이 부회장 자리에서까지 물러나면 ‘현직 프리미엄’을 잃게 돼 다른 계열사 CEO 등과의 경쟁에서 다소 불리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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