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무회의서 언급···‘새로운 평화시대’ 언급하며 ‘사실상 종전선언’ 인식
“북미 정상간 판문점 회동, 기존 문법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
“과거 정치문법과 정책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한 파격적 제안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호응으로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이 이뤄진 데는 ‘상상력의 힘’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정부를 향해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발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판문점 회동이 사실상 북미가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3자 정상회동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 경호조치 없이 군사분계선을 월경한 장면, 이후 사상 첫 남북미 정상의 회동이 성사되는 장면을 떠올리며 ‘새로운 평화시대’라고 언급했다.

그는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 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문 대통령이 정치적 의미의 종전선언에 준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분사분계선 25m 거리의 최전방 GP인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사실도 거론했다. 그는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함께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것은 사상 최초”라며 “국민들께서 의미있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양국 대통령이 군복이나 방탄복이 아닌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최전방 GP를 방문한 것도 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전방 초소 미군 지휘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간 9·19 군사합의 이전의 군사분계선 일대 긴장 상황과 그 이후 평화 상황을 비교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 거리의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며 “눈앞에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번 북미 정상간 판문점 회동이 성사된 과정은 양 정상이 보인 ‘상상력의 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미 정상간 판문점 회동에 대해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며 “기존의 외교 문법에서 생각하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 상상력이 세계를 놀라게 했고, 감동시켰으며 역사를 진전시킬 힘을 만들어냈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상상력은 문화예술이나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정치·외교에도 못지않게 필요하다”며 “특히 중대한 국면의 해결을 위해선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실로 어려운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도 포함되지만 우리 정치에 있어서도 부족한 것이 상상력”이라며 “과거의 정치문법과 정책을 과감히 뛰어넘는 풍부한 상상력의 정치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도 “각 부처에서 우리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과감한 정책적 상상력을 좀 더 풍부하게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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