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개특위 ‘공수처’·정개특위 ‘선거제’ 등 쟁점 두고 ‘저울질’
정개특위 위원장 뺏긴 정의당, ‘개혁공조 와해’ 으름장···개혁안 처리 과정 변수 전망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이 1일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서 각 당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이 1일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서 각 당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정개특위와 사법특위 위원장을 각각 한 자리씩 맡기로 합의하면서,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중 ‘우선순위’ 선정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두고 분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으로 어느 특위 위원장을 선택할 것인지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특위 위원장 선택의 ‘우선권’을 갖게 된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개최 이후 교섭단체 대표연설, 상임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등을 전후로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들의 내용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들로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당 내부에서 ‘촘촘한 전략’ 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장 당 내부에서는 공수처, 검경수사권 등 사법개혁 관련에 좀 더 힘을 실어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제 개혁 문제에 소홀한 인상을 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했던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당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은 특위 위원장 선택 과정에서 정의당 등 범여권 정당들의 설득 작업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왔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민주당과 한국당의 합의로 교체되면서, 이에 대한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결정을 지켜본 후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폐기를 위한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은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처리, 예결위원장‧상임위원장 선출 등을 지연하며 민주당을 압박하는 동시에, 특위 위원장의 권한으로 회의 개최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전략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여야 4당과의 ‘명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사개특위 위원장을 내심 더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가 관측된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에는 특위 진행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여야 4당의 ‘여론몰이’에 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때문에 여론의 찬반이 ‘반반’으로 엇갈리고 있는 공수처, 검경수사권 등이 논의가 될 사개특위 위원장을 맡게 되는 것이 협상 과정에 다소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위 위원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양분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정의당, 바른미래당 등 소수야당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범여권으로 분류돼 왔던 정의당은 특히 ‘개혁공조’가 와해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어 향후 정국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소한 정의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에 대한)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아무 설명이 없었다. 이러면서 어떻게 개혁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며 “더 이상 정부·여당에 협조하지 않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없이 오직 한국당 ‘떼쓰기’에만 끌려 다닌다면 개혁전선이 와해될 수도 있음을 민주당은 똑똑히 알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5당 대표 회동 ‘초월회’에서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그것을 (전임인) 심상정 위원장에게 다시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시길 이해찬 대표에게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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