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돋보기]⑲ 한남뉴타운, ‘계륵’에서 ‘황제’로···지정 16년 만에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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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돋보기]⑲ 한남뉴타운, ‘계륵’에서 ‘황제’로···지정 16년 만에 화려한 귀환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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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역, 시공사 선정 나서···나머지 구역도 밑그림 작업 착수
배산임수 지형에 한강 조망 갖춰···건설사들 1순위 수주 사업장으로 꼽혀
“강남 맞먹는 한강변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할 것”
/ 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큰 잠재력을 갖췄음에도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 탓에 한동안 ‘계륵’으로 취급받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이 지정 16년 만에 본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3구역을 필두로 뉴타운 사업의 밑그림이 하나둘 그려지고 있어서다. 이에 한남뉴타운은 국내 내로라 하는 건설사들의 수주 1순위 사업장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용산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과 1만 가구 규모의 뉴타운 사업이 완료되면 한남뉴타운이 강남권과 맞먹는 한강변 신흥 부촌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지정 후 주민반대·금융위기 여파로 사업 안개 속···부동산 호황·용산 개발로 ‘불씨’ 지펴

2003년 11월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동비고동 일대 98만6272㎡ 부지에 1만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촌이 들어서는 재개발 사업이다. 낙후된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이 지역은 5개 구역으로 나눠 사업이 진행됐다. 특히 한남뉴타운은 다른 뉴타운과 비교할 수 없는 입지를 갖춘 덕분에 지정 초기부터 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남뉴타운은 한강을 남쪽에서 내려다보는 최고의 조망에 도심과 강남의 가운데에 위치한 교통환경을 자랑한다.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앞에 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풍수지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마주보고 있는 강남 압구정동·서초 잠원동보다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양쪽에 위치한 한남대교와 반포대교를 이용하면 강남 중심가까지 10분 안팎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한남뉴타운은 ‘황제 뉴타운’으로 불렸다.

하지만 한남뉴타운은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와 각종 변수로 인해 부동산시장에서 한순간에 ‘계륵’으로 전락했다. 주민들 간 의견 차이로 한동안 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면서 사업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사이 노후도가 심했던 주거지역에서는 슬럼화가 가속화됐다. 멈춰 있던 뉴타운 사업이 다시 꿈틀거리게 된 시기는 2015년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다.

특히 용산 미군기지 이전 완료, 용산 민족공원 개발, 신분당선 연장,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용산~서울역 통합개발 등 용산과 관련된 각종 호재들은 뉴타운 사업의 불씨를 지폈다. 최근 3년간 외지인이 많이 유입된 점도 뉴타운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이유로 꼽힌다. 3구역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맞이하고 용산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전국에서 문의가 쏟아졌다”며 “3구역의 경우 절반 가까이 손바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로 접근한 수요가 많은 만큼 사업 진행이 순조로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3구역, 시공사 선정 나서 대형건설사 ‘군침’···나머지 구역도 사업 박차

당초 5개 구역으로 계획된 한남뉴타운은 현재 1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1구역은 이태원 관광특구를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고, 상가가 많아 상인들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다. 아울러 건물의 층수와 높이를 제한하는 최고고도지구가 20%에 달해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3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3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사업장이다. 올 3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했다. 재개발 사업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조합은 올 11월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사업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인가에 집중할 계획이다. 3구역은 사업면적 38만6395.5㎡ 부지에 최고 22층, 197개 동, 5816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사업비는 1조500억원에 달한다.

시공사 선정까지 아직 수개월이 남아 있지만 건설사들의 물밑 작업은 벌써부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물량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남3구역은 건설사들이 생각하는 마지막 알짜 재개발 사업장”이라며 “무엇보다 한남뉴타운에 누가 첫 깃발을 꽂느냐에 따라 나머지 구역의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 때처럼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구역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구역은 11만5005㎡ 부지에 1507가구가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에 대한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소위원회는 본회의를 열기 전 여러 문제에 대한 조정을 걸치는 절차인 만큼, 본회의 통과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조합은 본회의가 통과되면 건축심의를 거쳐, 내년 3월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4구역(16만2030㎡·2595가구)과 5구역(18만6781㎡·2530가구)은 주민들 간 의견 조율 작업이 한창이다. 4구역은 지난달 22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신동아아파트(266가구)를 전면 철거하고 재개발을 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조합은 이를 반영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빠른 시일 안에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강뉴타운에서 한강 조망권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히는 5구역 역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개발이 완료되면 강남권과 맞먹는 신흥 부촌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배산임수 지형을 갖추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 내에서도 한남뉴타운이 유일하다”며 “여기에 한남더힐에 나인원한남 등이 이미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불리며 한남동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개발이 완료되고 1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촌이 들어서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부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해성 기자
금융투자부
길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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