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매출분 보충 등 1000억원 달성 목표···합병설은 가라앉아, 기업 공개 등 현안 진행 시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전재광 신임 코오롱제약 대표가 취임했다. 전 대표는 당장 인보사 사태 후유증을 수습하고 매출 손실분을 보충해 지난해에 이어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야 한다. 또한 기업공개 등 현안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1일 코오롱제약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임 대표로 임명된 전재광 대표가 이날 첫 출근을 했다.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코오롱제약 새 대표을 맡은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전 대표는 지난 1998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한 후 개발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마케팅전략실장, 개발임상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JW홀딩스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2017년 12월 임원인사에서 JW중외제약 부사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해 3월 주총 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12월 일신상 사유로 사임했다.

그동안 코오롱그룹 내 제약바이오 관련 3사 대표이사직을 겸임했던 이우석 대표는 올 상반기 발생한 인보사 사태 여파로 코오롱티슈진에 이어 이 날자로 코오롱제약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생과) 대표만 유지하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 등 일련의 인보사 사태 후유증에 대비하기 위해 이 대표는 코오롱생과 대표직만 유지한 상황에서 사태 수습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처럼 인보사 후유증은 단지 코오롱생과 한 회사에 그치지 않는 모양새다. 코오롱제약 신임 대표에게도 일부 적용되는 상황으로 요약된다. 일단 그동안 인보사 사태가 진행되며 업계에서 논란이 일었던 코오롱제약과 코오롱생과의 합병설은 전 대표 취임과 함께 수그러들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로 인해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됐던 합병설은 신임 대표가 발표된 이후 가라앉고 있다”며 “이번 대표 임명은 코오롱그룹이 제약과 생과를 당분간 합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우회해 발표한 것”으로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오롱제약 관계자도 “일단 내부 분위기로 보면 합병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당장 전 대표는 인보사 사태를 수습하며 코오롱제약 매출 증대와 영업 활성화를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매출액 1068억776만1126원을 기록했다. 이 실적은 전년에 비해 13%가 증가한 수치다. 코오롱제약이 지난 1958년 설립한 이래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인보사 사태 후유증으로 매출 1000억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회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연매출 1000억원이 확정된 목표는 아니다. 전 대표가 회사 업무를 파악한 후 올해 목표를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전체 매출에서 큰 몫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인보사 매출 손실분도 코오롱제약이 보충해야 할 부분이다. 한 업계 소식통은 “코오롱제약은 의원급에서 인보사를 판매하고, 먼디파마는 세미급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인보사를 판매해왔다”며 “연간 코오롱제약의 인보사 매출은 50억원에 못 미치는 수십억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오롱제약은 인보사 손실분을 보충하고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90개가 넘는 전문의약품과 34개 일반의약품 등 기존 품목 매출 증대를 꾀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오롱제약의 최다 매출 품목은 포스터 토피솔이다. 회사가 지난해 8월부터 판매 중인 한국애보트 기관지확장제 호쿠날린패취(성분명:툴로부테롤)도 관심이 집중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이 품목은 연간 40억원 안팎의 매출액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가글형 입병치료제 ‘아프니벤큐’가 매출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제약은 호흡기와 소아과, 피부과 분야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또 코오롱제약은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하기로 목표를 세워두고 있는데 향후 추진 일정 등을 전 대표가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코오롱제약 매출 증대와 영업 활성화, 기업공개 등 일련의 현안들이 숨 가쁘게 이어지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그룹 내 3개 회사를 완전하게 분리할 수 없지만 코오롱제약은 그동안 역사와 전통 등을 감안해볼 때 자생력을 가지고 있어 현재로선 합병은 예상치 않고 있다”며 “전 대표가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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