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3M OCA 품질 문제 발생···BOE에 공급사 변경 요구
삼성SDI OCA 공급받기 어려워···삼성전자, 핵심 소재 확보에서 '우위'

화웨이 메이트X /캡처=화웨이 공식 홈페이지
화웨이 메이트X /캡처=화웨이 공식 홈페이지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에 들어가는 광학용 접착필름(OCA) 공급사가 변경되면서 제품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 예상된다. 당초 공급하기로 한 미국 3M 일부 제품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고 알려지면서다. 반면 삼성SDI로부터 OCA 공급망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메이트X의 OCA 공급선에서 미국 3M이 배제될 전망이다. 화웨이는 최근 패널 제조사인 BOE에 메이트X의 OCA 공급사를 3M에서 다른 업체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올 하반기 폴더블 경쟁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부품 수급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3M 일부 제품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서 화웨이가 BOE에 폴더블 OCA 공급사를 다른 업체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일본 니토덴코가 일부 레이어에 들어가는 OCA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OCA는 필름 형태의 광학용 접착제다. 양면에 접착 성분으로 디스플레이 모듈을 붙일 때 사용된다. 폴더블용 OCA는 바(Bar)형 스마트폰에 채용된 제품과 달리 접혀야 한다.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변형이 없는 회복력은 물론 개별 레이어에 대한 접착력도 강해야 한다. 기존 OLED 패널 스마트폰용 OCA보다 두께도 얇아야 하는 등 제약이 있다.

업계에선 당초 3M이 화웨이에 OCA를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폴더블용 OCA는 높은 기술력과 대량 설비가 요구돼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업체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이 중 3M은 폴더블뿐만 아니라 OCA 제품 전반에 폭 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선두 업체다. 화웨이에 OCA를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공급선 변경으로 폴더블용 OCA 분야에선 삼성SDI가 상용화에서 앞서게 됐다. 삼성SDI는 지난 5~6년간 폴더블용 OCA를 연구개발한 끝에 이달 중 출시될 갤럭시 폴드에 OCA를 공급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OCA가 품질 면에서 3M을 앞섰다고 보기보다는 삼성디스플레이 등 관계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강점을 발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OCA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은 내부 스펙에 따라 제품 튜닝을 하는 등 공동 개발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화웨이가 OCA 등 일부 부품 공급사를 변경하면서 메이트X 출시 일정이 뒤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의 메이트X 출시는 당초 지난 6월에서 오는 9월로 3개월 가량 밀렸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빈센트 펭 화웨이 수석부회장은 홍콩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메이트X의 화면 문제를 개선하고 있으며, 내달 중 이동통신사들과 망연동 테스트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화웨이의 OCA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로부터도 OCA 제품을 공급받기는 어려우리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위 경쟁이 치열한 폴더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의 출시 일정을 앞당길 핵심 소재 공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다른 업체에 폴더블용 OCA 샘플 정도는 보낼 수 있겠지만 당분간 다른 업체에 팔긴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나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경쟁사의 제품 출시를 늦춰 경쟁 시기를 미루는 게 중요한데, 관계사인 삼성SDI가 폴더블 스마트폰의 필수적인 재료를 경쟁사에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