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이슈 밝히며 CS강화·물류창고 개선 등 개선책 발표···화장품 불량 질문, 명품 카피 등 문제 대해서는 애매한 답으로 일관해 빈축
생활방수 패딩 불량 의혹에는 “우리는(광고에서) 물을 기술적으로 뿌렸다” 해명하기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쇼핑몰 ‘임블리’를 이끌었던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전 상무와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논란이 일어난 지 3개월 만에 소비자와 만났다. 임블리는 제품 품질 개선과 고객 소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활방수 패딩, 화장품 불량 질문, 명품 카피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으로 일관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임블리와 부건에프엔씨는 지난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 카페에서 소비자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임블리는 당초 70명을 간담회에 초대했지만 실제로는 50여명이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임블리 피해제보계정 ‘임블리 쏘리’ 운영자 및 집단소송 참여자 및 이탈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블리는 지난 4월 자사에서 판매했던 호박즙에 곰팡이가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이후 명품 불법 카피, 화장품 부작용, 의류 불량 등 피해 사실이 SNS에 제보되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이후 임블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7월부터 소비자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블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이슈와 대안이 담긴 자료 두 권을 정리해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임블리가 소비자간담회에서 밝힌 주요 대안은 ▲CS개편 및 고객 응대 혁신 ▲온오프라인 의류‧화장품 제품 품질 개선 ▲물류창고 공개 및 개편 ▲모니터렁 체계 강화 등 크게 네 가지였다.

우선 임블리는 고객서비스 운영 전문가 4명을 추가 영입했다. 또 고객 응대에 미숙했다는 지적을 개편하기 위해 고객만족도평가와 CS센터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 생산 및 원단테스트, 국내‧해외생산 전수 검품을 시행한다. 이밖에도 화장품 라인 ‘블리블리’ 100% 책임환불제 품목 운영, 품질보증팀 강화 등을 발표했다.

7월 1일부로 상무 자리에서 내려온다는 임 전 상무는 이날 손 편지를 읽으며 “해결에만 급급해 섣부른 사과를 했고 실망시켜드려 죄송했다”고 말했다. 개인인스타를 닫은 데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수많은 비판과 비난들이 두려워서 블리님들과 오랫동안 소통했던 공간을 함부로 막았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지난 29일 부건에프엔씨 측이 임블리 소비자간담회에서 제공한 자료에 담긴 대안. / 사진제공=제보자A씨.
지난 29일 부건에프엔씨 측이 임블리 소비자간담회에서 제공한 자료에 담긴 대안. / 사진제공=제보자A씨.

◇ 명품카피‧알펜글로우 패딩 방수 불량‧인진쑥에센스 환불 거론···불량 질문에는 애매한 대답 일관

간담회 시간에는 임 전 상무과, 박 대표, 임블리 CS팀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명품카피, 알펜글로우 패딩 불량, 인진쑥에센스 환불 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또 제품 가격 및 CS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소비자 A씨는 “명품카피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명품 B사 제품을 카피한 제품을 임블리 쇼핑몰에 올려놓고 임 상무는 개인 SNS에 명품제품을 올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이에 임블리는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죄송하다며 명품카피에 대해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표는 임 상무가 SNS를 혼자 관리했기 때문에 실수하긴 했지만 소비자를 기만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제품 불량과 환불에 대해서 임블리 측이 애매모호한 답을 해 소비자들의 의혹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왼쪽 임블리 알펜글로우 패딩. 오른쪽 임블리 명품카피 제품./ 사진=임블리 홈페이지
왼쪽 임블리 알펜글로우 패딩. 오른쪽 임블리 명품카피 제품. / 사진=임블리 홈페이지

임블리는 지난해 12월 알펜글로우 패딩을 판매하며 생활방수가 가능하다는 홍보 문구를 사용했다. 임 상무는 개인SNS에 알펜글로우 패딩을 직접 입고 물을 뿌려 젖지 않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소비자들이 구매한 패딩은 생활방수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A씨에 따르면 임블리 측은 이번 간담회에서 “임 상무가 (SNS에서) 물을 기술적으로 뿌렸기 때문에 패딩이 젖지 않았다”고 변명해 소비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또 인진쑥에센스의 일부 제품들이 환불이 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는 “환불은 CS팀이랑 이야기하시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인진쑥에센스에 쑥 추출물이 100%가 있다고 과대광고를 해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미스트, 대용량 에센스는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해 오너가인 임 상무, 박 대표가 아닌 CS팀과 의논하라니 황당했다. CS팀과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아 소비자간담회를 연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A씨는 “임블리는 ‘이상이 있는 제품을 판매한 적이 없다’, ‘일부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쓰고 트러블이 났을 수도 있지만 인과관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변명했다. 또 ‘임블리 제품은 불량률 1%다’고 하더라"사건이 일어난지 3개월이 지났는데 죄송하다는 사과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피해를 입은 모든 소비자가 적법한 절차로 환불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소비자 B씨는 전반적으로 간담회는 질문하고 답하는 분위기였다. 계속 죄송하다는 말만 하더라또한 일부 질문들은 임블리 편을 드는 것 같기도 했다. 본인은 임블리 제품에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언제 온라인 쇼핑몰 신상품이 입고되느냐, 오프라인 제품이 나오냐는 질문도 나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B씨는대부분 소비자들이 속시원한 해명을 듣기 위해 서울까지 모였을텐데 알맹이가 빠진 간담회였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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