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단기간 점유율 경쟁이 아닌 중장기 통신시장을 건 싸움”

화웨이 로고. / 사진=화웨이
화웨이 로고. / 사진=화웨이

미국과 중국 정상 간 무역담판을 하루 앞둔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화웨이 제재가 중국의 다른 기업으로 번질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화웨이를 중점적으로 견제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부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특히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됐다. 중국에 기업이 많지만 미국이 화웨이를 집중적으로 하는 이유를 두고 전문가들은 화웨이가 통신 장비를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 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전 세계적으로 1위를 다투는 장비회사이기도 하다. 미국은 현재 보안을 이유로 통신 장비 영역에서 반화웨이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은 물론 동맹국들에게도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지 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명길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넘어가면서 화웨이가 장비를 빠르게 개발했고, 다른 장비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며 “통신시장 자체를 누가 선점할 것인가를 두고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통신 장비가 곧 통신 표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 시장에서 보통 미국 통신 표준을 많이 따르고 있었는데 화웨이 장비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통신 표준에 끼치는 영향이 커졌다. 이 표준이 정해지면 다른 국가들이 따라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그만큼 영향이 커진다. 새로운 세대의 통신이 나오면서 새 시장이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최 교수에 따르면 핵심은 돈 문제다. 그 이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으니 보안을 빌미로 공포심을 자극한다는 얘기다. 애플이 단말기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하는 것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단말기의 영향은 크지 않다”며 “어차피 안드로이드, 애플 운영체제는 미국에서 갖고 있기 때문에 양쪽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한 기존 기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샤오미는 지난 14일 미9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 미국 간 무역분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지니아 쉬 샤오미 PR매니저는 화웨이 제재에 대해 “경쟁사에 대해 가타부타 말하기는 어렵다”며 “샤오미는 중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문제없이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쉬 매니저는 샤오미는 민영기업이고 화웨이는 국영기업인 점을 분명히 했다.

샤오미 총판을 담당하는 지모비코리아 관계자는 “샤오미는 화웨이 제재와 무관하다”며 “화웨이는 보안이 제재의 주된 이유지만 샤오미는 그런 통신장비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의 제재가 오히려 샤오미에 득이 될 수도 있다”며 “화웨이 대체제가 될 만한 회사로는 샤오미가 유력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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