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0兆 베팅’ 사우디 왕세자 걸음마다···화학업계 ‘들썩’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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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협력 강화···재계 총수들과도 잇단 회동, ‘중동 붐’ 재현 기대감도
사우디아라비아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다녀간 뒤 양국 간 교류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발전의 근간이 됐던 ‘중동신화’가 재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26일 한국을 찾아 이튿날 G20 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출국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과 잇따라 면담의 시간을 가지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한 중 왕세자가 공헌한 투자계획만 10조원에 달한다. 투자는 사우디 국영 종합석유화학기업인 사우디아람코(아람코)를 중심으로 단행한다. 최근 기업공개를 진행하며 사상 처음으로 실적이 공개된 아람코는 약 254조원 규모의 연간 영업이익 실적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기도 한 세계 최대 규모 기업이다.

현재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이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와 석유화학계열사 현대오일뱅크의 2대주주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과는 최근 지분인수를 바탕으로 전략적 투자·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밝힌 투자계획도 이들 두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향후 아람코는 에쓰오일에 약 7조원, 현대오일뱅크에 약 3조원의 투자한다.

앞서 5조원 규모의 아람코 투자를 바탕으로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가동을 시작한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2단계 SC&D(Steam Cracker & Olefin Downstream·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와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기술 등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는 사우디 동부 주바일항 인근 킹살만 인근 킹살만조선소에 공장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오일뱅크와는 연간 2조원 규모의 원유공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중동 내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 원유 수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한국석유공사, SK가스, 효성 등과의 제휴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평가다.

공개된 구체적인 사업들과 더불어 향후 양국 간 교류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남도 발 빠르게 진행됐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집무실이자 삼성그룹의 영빈관 격인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의 심야회동이었다.

이들 재계 1~5위 총수들은 그룹의 세대교체를 바탕으로 새 시대를 연 인물들이다. 비교적 근래 회장직에 오른 구광모 회장을 제외하면 그간 공통적으로 각종 투자와 M&A(인수·합병)등에 강점을 보여 왔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과는 1:5 미팅이 끝난 뒤 별도의 시간을 가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과는 미래차·수소에너지 관련 기술협력을 추진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는 ‘포스트 오일(Oil·석유)시대’를 준비 중”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우리나라는 이행을 위한 전략적 8대 협력 국가 중 한 곳이다”고 언급하며 이번 무함마드 왕세자의 발 빠르고 통 컸던 행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계적으로 석유·화학업계가 사우디 측의 투자와 제휴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며 쌓아 온 우리 기술력이 현지에서 주효한 역할을 하며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중동신화를 썼던 당시에 버금가는 활력 요소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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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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