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델보다 50% 커진 키드니그릴 등 전면 디자인 대대적 교체···“풀체인지급 변화”
6세대 7시리즈, 월 평균 200대 판매···뉴 7시리즈 사전계약 400대 돌파 ‘흥행 예감’

“풀체인지(완전변경)급 변화라는 표현은 완성차 업계서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다. 곱씹어보면 ‘풀 체인지’는 아닌 셈이다. 통상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와 함께 자주 사용되는 수식어다. 때론 억지스러울 때도 적지 않은데, 이번만큼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27일 BMW코리아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주최한 ‘BMW 뉴 7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만난 한 참석자는 이 같이 표현했다. 뉴 7시리즈는 2015년 10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6세대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도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했다”며 새로 적용된 디자인에 자부심을 보였다.

BMW 뉴7시리즈 /사진=BMW코리아
BMW 뉴7시리즈. / 사진=BMW코리아

눈에 띄는 것은 전면의 ‘키드니그릴’이었다. 기존 모델 대비 50%가량 커져 웅장한 인상을 줬다. 헤드라이트와 범퍼 등에도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다. 정면만 놓고 봐선 확실히 신차와 같은 인상을 줬다. 후면부는 더욱 슬림해진 L자형 LED 리어램프 등이 더해졌다. 회사 측은 해당 변화들을 두고 도로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기 위한 개선책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기자는 뉴 7시리즈를 이용해 애스톤하우스에서 출발해 △천호대교 △올림픽대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거쳐 가평·남양주 일대, 왕복 200km를 시승했다. 새벽까지 내린 비의 영향으로 이른 오전까지 짙은 구름이 낮게 깔렸으나, 점차 구름이 걷히고 강한 햇살과 쾌청한 하늘이 모습을 보인 가운데 주행을 시작했다. 노면 위 물기도 증발해 운전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워커힐호텔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기까지 시내구간을 통과해야 했다. ‘워커힐(Hill)’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애스턴하우스에서 차량에 시동을 걸고 기어를 D에 맞춘 뒤 조심스레 오른 발을 브레이크에서 뗀 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았다. 밟는 순간 다소 느슨했던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몸을 조였다. 시트에 몸이 밀착했다.

저속으로 굽어진 언덕을 내려오는 구간에서부터 대형세단 특유의 안정적인 코너링이 인상적이었다. 언덕길 특성 상 연이어 마주하게 된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에도 흔들림이 적었다. 이후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도로 위 차량 증가로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했다. 차선에 가까워지거나 이탈할 땐 가차 없이 운전자에 경고를 울렸는데, 계기판의 LED 컬러를 통해 위험도를 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계기판의 경우 아날로그적 요소가 전무했다. RPM과 속도 등을 가리키는 바늘마저도 디지털 방식이 채택됐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기존 모델에 비해 시각적으로 큼지막한 모습이었다. 크기는 커졌지만 HUD에 어색한 노년층 운전자도 시야를 방해받지 않고 주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절한 위치에 표기됐다.

이윽고 고속도로가 등장했고, 규정 속도에 맞춰 가속페달을 조금 더 세게 밟아 봤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기자가 탄 모델(740Li xDrive)은 최고 340마력이다. 추월을 위해 1차선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가속을 시도했을 때도 소음과 진동은 물론, 정속주행을 하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지면을 가로질렀다.

BMW 뉴7시리즈(사진)의 외관적 가장 큰 특징은 ‘키드니그릴’을 기존 모델 대비 50% 이상 키웠다는 점이다. / 사진=김도현 기자
BMW 뉴7시리즈(사진)의 외관적 가장 큰 특징은 ‘키드니그릴’을 기존 모델 대비 50% 이상 키웠다는 점이다. / 사진=김도현 기자

주행에 앞서 BMW코리아 측은 7시리즈를 포함한 ‘럭셔리 클래스’의 주 타깃층을 △50·60대 전통적 부유층 △현대사회의 주류그룹인 40대 모던 엘리트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고자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일과 삶의 밸런스를 중요시하고 드라이빙을 즐기는 상류층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해 예상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감안하면, 운전뿐 아니라 뒷자리 역시 매우 중요했다.

절반 지점에서 다시 애스턴하우스로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운전대를 넘기고 뒷자리에 앉았다. 장거리 여행도 적합한 안락함이 느껴졌다. 특히 ‘상석’으로 평가받는 조수석 뒷자리의 경우 중앙 콘솔에 접이식 테이블이 비치돼 간단한 업무 등을 볼 수 있게 구성됐다. 또 버튼 하나로 조수석이 전방으로 밀착해 레그룸을 확보할 뿐 아니라, 발 받침대와 좌석이 기댈 수 있는 구조로 변화했다. 모니터의 경우 휴대폰 화면을 그대로 나타낼 수 있는 미러 캐스팅이 적용됐다.

뒷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차는 급격한 S자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산길코스를 지나쳤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뒷자리에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로 힘 있게 치고 나갔다. 내리막 S자 코스를 빠르게 주행하던 중 별안간 청설모가 등장해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는데, 의도치 않게 뛰어난 제동력을 확인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덕분에 청설모는 무사히 산기슭으로 향할 수 있었고, 뒷자리의 기자도 안락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웠지만 운전·탑승자 그리고 청설모까지 모두가 ‘순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는 실제 BMW 뉴7시리즈의 의도기도 했다. 운전하거나 탑승하는 매 순간, 짧더라도 새로운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찰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업체 측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을 주 타깃으로 삼은만큼 이들에 더 챙겨주기보다 순간적 즐거움을 충족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짧았던 시승이 끝났다. 각양각색의 200km 구간을 두 명의 운전자가 각기 다른 스타일로 운전했기에 단편적일 순 있으나 이날 연비는 12.6km/L을 기록했다. 기존 6세대 7시리즈는 현재까지 1만239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200대 수준이다. 이달 초 사전계약을 시작한 뉴 7시리즈는 누적계약 400대를 넘겼다. 탑승의 편안함과 운전의 흥미를 추구하려는 400여명의 계약자들이 왜 뉴 7시리즈를 택했는지 공감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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