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 자료 배포···산적 현안 등에 더 집중해야

오는 28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취임 100일째를 맞이 한다. 함영주 전 행장의 연임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최연소 시중은행장으로 깜짝 선임된 지 행장은 많은 기대와 함께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당시 디지털과 글로벌 두 경영 전략을 강조했던 지 행장은 지난 100일 동안 성공적으로 업무에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 전문가’로서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국내 영업, 내부 소통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하나은행 측은 긍정 평가들을 강조하기 위한 참고자료를 작성했고 덕분에 많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 행장이 이룬 가시적 성과가 재조명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의 이런 행보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해외 대출자산이 지난해 말 대비 9% 증가하고 IB 분야의 올 상반기 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30.2%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결과들도 있지만 일부 성과들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환전지갑’의 경우 지 행장이 취임하기 약 5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6일에 출시된 서비스다. 하지만 하나은행 측은 올해 1월~5월까지 총 44만건 2억2000만달러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을 들어 지 행장의 성과로 내세웠다.

이외에도 지 행장의 취임과 다소 무관해 보이는 내용들이 일부 있었다. 

은행은 금융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산업이다. CEO 한 명이 단기간에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으며 바뀌어서도 안 된다. 3개월이 조금 넘은 기간 동안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비판할 이들은 아무도 없다.

지 행장 역시 취임 직후 대구영업 본부를 시작으로 구로 영업본부까지 총 20회 ‘Run-Together 행사’를 실시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소통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의 순위 경쟁, 수익성 회복, 인터넷전문은행 정책 방향 설정 등 현안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당장의 성과 과시보다는 장기적 성장에 보다 집중해 하나은행과 전체 금융 발전에 기여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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