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여파·반도체 부진 악재에 韓경제 하방 위험성 커져
靑정책실장, 경제수석비서관 모두 교체···내달 3일 ‘하반기 경제성장방향 발표’ 주목
정부 경제성장률 2.5%대로 하향 조정 가능성···핵심은 투자 부진 해소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 쇼크에 이어 미중 무역갈등 여파와 반도체 부진 등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 쇼크에 이어 미중 무역갈등 여파와 반도체 부진 등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1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 쇼크에 이어 미중 무역갈등 여파와 반도체 부진 등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방향 발표를 앞두고 성장률 전망치를 2.5%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청와대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비서관을 모두 교체한 만큼 정부가 내놓을 ‘특단의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3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상·하반기 발표되는 경제정책 방향에는 향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매년 6월 말 발표되지만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일정,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일정 등으로 발표가 미뤄지게 됐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가 정책사령탑을 전격 교체하면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길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각 임명한 바 있다.

◇경제정책방향 핵심은 ‘투자 부진 해소’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는 크게 3가지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수출·소비 등 경기 보강과 산업 혁신 대책, 사회안전망 강화 등 민생여건 개선 과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 등이다.

그 중 핵심은 투자 대책이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제3단계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사업비 4조6000억원 규모의 경기 화성 국제 테마파크와 5000억원의 강원 춘천 레고랜드 등이 거론된다. 규제나 행정절차에 막혀 지연되고 있는 대규모 투자 사업을 선정해 정부가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바이오헬스, 콘텐츠, 물류 등 서비스 산업 발전전략과 건설투자 대책, 연구개발(R&D)·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 방안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 현재 1인당 3600달러인 내국인 면세점 구매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관광 산업을 키우는 등 소비 활성화 대책도 발표한다.

특히 지난 14일 국책·민간 연구기관장들이 홍남기 부총리를 만나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회복이 불확실한 해외 시장보다는 위축된 내수 시장을 살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즉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수출 지원책 보다는 투자·소비 등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 활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 2.5% 이하로 하향 조정 가능성

아울러 정부가 다음달 3일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5% 이하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 격화가 맞물려 당장 2분기 경제성장률 반등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6%를 제시한 것을 제외하면, 한국은행이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로 전망하고 있어 하향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지난 6개월 동안 정책운영평가를 바탕으로 가속하거나 보완해야 할 방향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달 초 발표를 목표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성장률 전망치를 준비 중”이라며 “2.6~2.7%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던 지난해 말과 현재 달라진 상황을 고려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이 계속되면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0.4%(전분기 대비)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말보다 리스크가 커진 경제 여건을 반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3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이번 인사를 통한 새 정책사령탑의 정책 방향은 내달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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