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이 마비된 김병욱 씨가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걸음을 내디뎠다. 시연장에서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김병욱 씨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왼쪽 가슴에 달린 태극기가 눈에 띄었다.

지난 20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사이배슬론 (Cybathlon)’ 시연회가 열렸다. 사이배슬론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 등의 생체 보조장치를 활용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국제 대회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 팀은 지난 2016년 최초로 열린 사이배슬론 대회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출전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웨어러블 로봇 종목은 완전마비 장애인이 로봇을 착용하고 6가지의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대회다. 김병욱 씨는 2016년 사이배슬론 대회에 선수로 출전했다.

공 교수 팀은 2020년 사이배슬론 대회, 웨어러블 로봇 종목에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공경철 교수는 “내년에 선보일 로봇은 2016년 대회에서 사용했던 로봇보다 많은 부분에서 향상됐다. 손을 보다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사용자의 의도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기능도 추가됐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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