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블리 소비자 37명 집단 민사소송 제출···임블리도 명예훼손·언론발표로 대응했지만, 소비자 “본질 모르는 대응”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임블리 임지현 상무.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쇼핑몰 ‘임블리’ 사태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임블리 사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논란에 이어 소송까지 번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임블리가 판매하던 식품‧화장품을 섭취하거나 사용한 후 피부질환 등 피해를 입었다고 집단피해소송을 냈다. 임블리 측은 앞서 일부 계정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앞서 임블리는 올해 4월 호박즙 곰팡이 사건을 시작으로 논란이 시작됐다. 이어 화장품 내 이물질 발견, 명품의류 카피 등 여러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임블리 측은 호박즙 곰팡이 제품 환불이 불가하다며 곰팡이 제품만 교환해주겠다고 대응해 논란이 커졌다. 소비자들은 임블리 CS대응을 문제삼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임블리 운영사 부건에프엔씨는 지난 5월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를 했다. 부건 측은 임블리 운영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임지현 상무가 보직에서 물러나며 식품사업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임블리 소비자 37명은 지난 18일 부건에프엔씨를 상대로 1인당 1000만원씩 총 3억7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임블리 화장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에 참여했고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넥스트로 강용석 변호사다.

이들은 임블리 화장품 제품인 ‘블리블리’ 화장품을 구입한 후 모낭염, 안면 피부질환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회사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화장품을 사용한 직후부터 접촉성 피부염으로 인한 여드름, 홍반, 가려움 혹은 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얼굴과 몸이 붓고 피부에서 진물이 나며 점차 각질이 심해지는 등 피해가 생겼다”며 “피해자들은 임블리 측에서 판매한 화장품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피해 사실과 같은 피부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부건 측은 지난달 임블리 소비자 피해 고발 계정을 운영하는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부건은 최근 소비자 집단소송 대리인인 강 변호사의 서울대학교 법학과 동기인 검사 출신 김윤상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부건은 악의적인 블랙컨슈머 탓에 소비자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자료를 내기도 했다.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자 여론은 아직도 싸늘하다. 부건은 오는 29일 임지현 상무가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간담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참여방식은 추첨이며, 간담회는 비공개인 탓이다. 소비자들은 ‘임블리 제품을 사용했던 소비자들을 악의적인 블랙컨슈머로 모는 것에 이어, 소비자 간담회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은 소비자 기만’이라고 온라인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법률 스타트업 관계자는 “집단소송의 경우 일반 피해자들이 모여 기업들에게 민사소송을 걸 수 있어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 손해배상이 어려운데 집단소송을 걸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 상황도 공개되기 때문에 여론도 (피해자들에게) 무게가 실린다"며 "승패소와 관계없이 이미지로 먹고 사는 기업들에게는 집단소송 자체가 (이미지)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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