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리 기술, 음성인식 등에서 어려움 겪어
담당 임원 떠나며 개발 혼란
보급형 '갤럭시홈 미니' 대신 출격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갤럭시 홈 제품 사진이 게시돼 있다. /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갤럭시 홈 제품 사진이 게시돼 있다. /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갤럭시 홈’이 공개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시 일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성인식, 음성합성, 전처리 기술 등 전반적인 기술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공개한 갤럭시 홈 대신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홈 미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갤럭시 홈은 지난해 8월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에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인 빅스비를 내장했고 이를 갤럭시 홈을 통해 통합 제어하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갤럭시 홈은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갤럭시 홈은 하반기에도 출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 홈은 음성인식, 음성합성, 전처리 기술 등이 부족해서 AI 스피커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핵심 인력이 부족해 개발에 더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스피커는 공간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전처리 기술이 중요한데 이런 기술이 부족한데다 음성인식 담당 임원이 지난해 삼성전자를 떠나면서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박사 인력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기존에 공개했던 갤럭시 홈이 아닌 마이크 2개가 장착된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홈 미니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제품 전체의 방향과 성능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며 “개발자 개인의 의견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에서 자사 최초의 AI 스피커인 갤럭시 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갤럭시 홈은 8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멀리서도 음성을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갤럭시홈은 하만의 AKG 스피커가 6개가 내장돼 있어 12가지 방향으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8개의 마이크가 장착돼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하기에도 좋은 여건을 갖췄다. 이제까지 국내에 출시된 대형 IT업체 AI 스피커 중 마이크 개수가 가장 많다.

현재도 삼성전자 홈페이지에는 갤럭시 홈 제품 사진과 함께 곧 출시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갤럭시 홈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직관적으로 소리의 파장을 향해 움직이는 유일한 AI 스피커다. 따라서 어느 방에 있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고 설명돼 있다.

또 사물인터넷 애플리케이션(앱)인 스마트싱스와 연동돼 자동으로 동기화되기 때문에 가장 개방적인 스마트홈 생태계를 시작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 IT 매체 더버지는 삼성 갤럭시 홈 미니 제품 사진이 최근 미연방 통신위원회(FCC)의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제품은 지난달 국제 블루투스 인증기관 SIG에서 블루투스 인증을 받았고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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