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느는데도 고객 유치 마케팅 ‘혈안’
‘자본력’에 발목 잡혔던 토스뱅크, 적자에 또 발목 잡힐 수도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토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토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가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적자 구조가 심화되고 있어 ‘제 살 깎아먹기’ 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 1년 새 광고선전비 3배 급증···적자 확대에도 계속되는 ‘퍼주기 마케팅’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급등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급성장했으나 적자는 심화됐다. 설립 6년 차를 맞은 현재 비바리퍼블리카는 해마다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4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3.8% 증가한 규모다.

토스에서 진행하는 '송금지원금' 이벤트./사진=토스 앱 화면 캡쳐
토스에서 진행하는 '송금지원금' 이벤트./사진=토스 앱 화면 캡쳐

이런 가운데 토스는 ‘송금지원금’ 등 현금성 이벤트를 수개월째 이어가고 있어 마케팅 비용 지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송금지원금은 아직 토스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지인에게 소액의 돈을 보내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송금지원금은 한도 9만원으로 최대 3000원씩 총 50명에게 송금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문자로 알림이 전달되고 지인에게 토스를 소개한 이용자는 30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문자를 받은 사람 역시 24시간 내에 토스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송금된 지원금을 받게 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영업비용 내역을 살펴보면 광고선전비는 2017년 45억원에서 지난해 134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비용의 13.5%를 차지한다. 마케팅비용 지출이 적자 심화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 토스, 자본력 자신 있다지만···금융당국은 “글쎄”

앞서 지난 3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자본력에 자신이 없었다면 인터넷은행은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자본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비바리퍼블리카가 추진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인 ‘토스뱅크’에 대해 자본조달 능력 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해 예비인가 신청을 불허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에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해 자본조달력을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자신감과 달리 토스뱅크의 자본력을 둘러싼 우려가 걷히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토스뱅크의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가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토스뱅크가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재도전한다면 적자 구조 심화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성공하더라도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적자 확대가 지속된다면 이익잉여금을 남기기 어려워 결국 자본을 갉아먹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업은 고객의 예금을 다루는 만큼 자본건전성이 매우 중요한데, 인터넷은행 역시 예외는 아니다”라며 “적자가 지속될 경우 자본 확충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이 향후 인가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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