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만기 되지 않았지만 조기 자산 매각하는 사례 나와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독일 오피스 빌딩 투자 2년 안 돼 1600억원 수익
“섹터와 지역별로 다르겠지만, 그만큼 자산가격 많이 올랐다는 반증”

올들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부동산 매각을 통해 수익 실현에 나서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자료=각사 및 금융투자업계.
최근 부동산 매각을 통해 수익 실현에 나서는 자산운용사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자료=각사 및 금융투자업계.

올 들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부동산 매각을 통해 수익 실현에 나서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펀드 만기 시점을 맞아 자산을 매각한 경우도 있었지만 매입 당시 기대했던 수익률을 훌쩍 넘어서면서 조기에 자산을 매도한 건도 다수였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자산가격이 어느 정도 상승했다는 반증이라며 최근 운용사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펀드 운용 만기를 앞두고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별관 건물을 코스콤에 1200억원 규모로 매각한다. 이로써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는 지난 2014년 7월 현대증권으로부터 이 건물을 810억원에 매입한 이후 5년 만에 39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 

현대자산운용의 펀드도 올해 4월 영국 런던 소재 워터사이드하우스(Waterside House) 빌딩 매각으로 5년여 만에 약 330억원의 매각 차익을 냈다. 현대자산운용은 2013년 9월 국내 기관들을 통해 펀드를 조성한 뒤 이 빌딩을 매입했는데, 펀드 운용 기간 중의 임대료 수익과 매각 차익 등을 감안해 연 9%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운용을 시작한 지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사례도 다수 나오고 있다. 2년 전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프라임 오피스빌딩(Taunusanlage 8)을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원)에 매입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한 매수자에게 이 빌딩을 4억 유로(약 52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펀드 만기가 3년 넘게 남았지만 1600억원의 매각 차익과 배당 포함 연 25% IRR을 감안해 조기에 출구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동양자산운용 펀드도 부동산 매각을 통해 2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460억원 규모의 차익을 남겼다. 업계에 따르면, 동양자산운용은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위워크타워를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신한리츠운용에 1200억원 규모로 매각했다. 동양자산운용이 2017년 7월 위워크타워의 전신인 미타타워를 740억원에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수익을 거둔 셈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부동산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눈에 띈다. 다른 운용사들보다 이른 시점에 부동산 투자에 나서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으로도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검증함으로써 해외 부동산 투자의 모범 사례로 남게 됐다.  

다만,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부동산가격이 그만큼 많이 올랐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멀었음에도 자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몇 년 뒤 형성될 부동산가격보다 지금의 가격이 더 매력적이라는 의미다. 이는 반대로 매수자 입장에선 부동산을 비싸게 산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섹터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최근 미국 리츠들은 자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서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고, 또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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