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설···결자해지 못하고 후임에게 공 넘어가면 사태 장기화 불가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왼쪽)과 진에어 항공기. / 사진=연합뉴스, 진에어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왼쪽)과 진에어 항공기. / 사진=연합뉴스, 진에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설이 나오는 가운데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 제재의 해제 여부에 또 한 번 항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이 자신의 임기 중 일어난 해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나게 될 경우 제재 해제 문제는 결국 장기화될 것이 불가피하다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근 청와대가 경제라인을 교체하면서 국토부까지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전 정책실장은 일단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고, 김 장관도 자신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김 전 실장 장관 등판설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김 전 실장이 후임이 될지 아닐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국토부 장관에 대한 올여름 교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이런 가운데 김현미 장관의 행보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진에어다.

진에어는 현재 11개월째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다. 제주항공과 더불어 국내 ‘빅2’ LCC면서도 그동안 중국 노선 배분 과정에서 배제되는 등 제재로 인한 손실을 입어 왔다. 최근 들어 제재 해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로 복귀하면서 또다시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진에어 직원들은 제재 해제 여부가 김 장관 선에서 결정되길 바라고 있다. 개각 이후로 해당 문제가 넘어가면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를 넘고 나아가 해당 사안에 대해 인수인계를 받아 일을 처리한다면 또 한 해가 훌쩍 지나갈 수 있다. 이전에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청문회를 통과하는 것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여기서 또 장관 교체 후 모든 과정을 거치게 되면 제재 해제는 기약할 수 없게 된다”며 “이제 1년이 다 돼 가고 경영개선 계획도 내놓은 만큼 좀 풀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제재 사태 장기화는 진에어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이미 운수배분권 확보 경쟁에서 손해를 본 것은 둘째치더라도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확실히 정하지 못함에 따라 채용을 못 하는 상황이 이어져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진에어에 대해 제재를 했던 이유들이 다 사라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제재 원인이 해소됐고, 국내 항공업계가 중국 LCC들과 적극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현 장관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현민 전 전무의 한진칼 복귀로 인해 제재가 미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일단 진에어 등기이사에서 오너 일가가 모두 빠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너 리스크도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선 진에어에 다소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 11개월째 지속 중인 진에어 제재로 인해 기회비용 측면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데, 이 손실 규모가 더 커질 경우 다른 과징금 사례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진에어 제재가 올 하반기 풀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진에어 관계자는 “제재 해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외에 별도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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