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개선 움직임 활발···‘신림·난곡·서부’ 신설 노선만 3개
3개 구역, 사업 박차···5000세대 ‘미니신도시급’ 단지 조성 예고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가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변신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건 모습이다. 3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뉴타운사업이 지정 14년 만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신림동 일대는 5000세대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단지가 조성된다. 아울러 신림동의 저평가요인으로 꼽히던 교통 환경도 신설 예정인 서울 경전철 3개 노선을 통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 남부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인 신림동 일대가 신흥 주거지로 떠오를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경전철 ‘신림·난곡·서부’ 소식에 뉴타운 사업 탄력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는 1960년대 서울 도심 개발 과정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정착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다. 판자촌이 즐비하던 이곳은 1975년 서울대가 관악구로 이전하면서 개발이 하나둘 진행됐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는 난개발이라는 부작용을 일으켰다. 이후 신림동은 고시촌과 낡은 주택이 밀집한 이미지와 교질적인 교통난 탓에 개발이 더뎠고 슬럼화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신림동 일대는 2005년 서울시의 3차 뉴타운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업은 구역 내 국공유지가 많고 땅 모양이 길쭉해 토지 이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업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토지보상금과 분담금 등으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이 심해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신림동뉴타운 개발 사업이 다시 꿈틀된 것은 교통망 개발이 본격화되면서다. 신림동은 낙후된 주택 외에도 철도망 등 교통시설이 부족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이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신림선과 함께 난곡선·서부선 등 서울 경전철 3개 노선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뉴타운사업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속도가 가장 빠른 ‘신림선’은 서울시가 서울 서남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대 정문’에서부터 ‘여의도 샛강역’까지 연결 짓는 경전철 노선이다. 공사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됐다. 총 7.8km 길이 노선에는 11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2021년 상반기에 개통이 완료되면 신림동에서 여의도까지 이동 시간은 40분에서 20분 내외로 크게 단축될 예정이다. 또 지하철 9호선 샛강역, 국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 등에서 환승이 가능해 혼잡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특히 2·9호선 등 서울 내 인기 노선과 환승이 되기 때문에 신림선 주변 아파트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난곡선과 서부선은 구상 단계에 있다. 신림선의 지선 격인 ‘난곡선’(보라매~난향동)은 길이 4.1km, 총 6개역으로 구성된 노선이다. 이 중 4개역이 관악구에 들어선다. 해당 노선은 지난해 9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이르면 2022년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신림선과 연결되는 ‘서부선’은 새절역부터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6개구를 관통하는 노선(16.2km)으로 16개역이 신설될 계획이다. 현재 민자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격인 민자적격성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1구역, 조합설립 목전···2·3구역, 시공사 선정 마치고 개발 막바지

교통망 개발이 속속 가시화 되면서 신림뉴타운 사업 역시 탄력이 붙었다. 신림뉴타운은 신림동을 포함해 삼성동, 서림동, 대학동 일대(52만9639㎡)를 3개 구역으로 나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림1구역은 재개발 조합 설립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사업시행인가를 마친 2·3구역은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신림동 일대는 4984가구 규모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3개 구역 중 가장 넓은 1구역(22만4773㎡·2886세대)는 최근 재개발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 75%를 달성했다. 이에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는 관악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내달 중순에 정식 인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구역에는 최고 28층, 3836가구(임대 581가구)가 조설될 예정이다. 특히 이곳은 3개 구역 중 대지지분이 약 58㎡로 가장 넓어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현재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구역(3만514㎡)은 면적은 가장 작지만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201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재개발 사업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인가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7일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위한 주민공람을 실시했으며, 계획대로라면 올해 하반기 주민 이주가 시작된다. 3구역은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최고 17층, 8개 동, 571가구(임대주택 9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2구역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구역은 국공유지 등에 대한 무상양여(국공유지를 동일면적의 정비기반시설로 조성하기 위해 사업자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 및 매입과정을 거쳐 연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2구역은 5만5688㎡ 규모 부지에 최고 28층, 1489가구(임대 225가구)가 들어선다. 대우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다.

전문가들은 주거와 교통의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저평가돼 온 신림동 일대의 가치도 한 층 올라 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고시촌, 낙후된 이미지로 인식돼 온 신림동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이곳을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신림동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교통 환경이 대폭 개선되는 점은 최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강남·구로·여의도 등의 인근 지역 직장인들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울 내에서도 저평가돼온 지역인 만큼 개발이 진행될수록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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