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 새로운 서비스 선봬···2000억원 투자 유치 진행 예정
옥수수는 단계적 종료

KBS, MBC, SBS와 SK텔레콤은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통합 OTT 서비스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 사진=SK텔레콤
KBS, MBC, SBS와 SK텔레콤은 지난 1월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통합 OTT 서비스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 / 사진=SK텔레콤

국내 토종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인(OTT)인 옥수수와 푹이 이르면 7월 통합법인으로 출범한다. 따라서 오는 9월부터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플랫폼은 장기적으로는 푹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옥수수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푹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 4월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달 통합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에서 조직장, 리더 급의 인사가 10명 정도 푹에 합류했다. 지난 3일에는 통합법인 신임 대표에 이태현 전 KBS 콘텐츠사업국장이 공식 선임됐다.

우선 통합법인이 출범되면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투자 금액은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지상파 대작 드라마 등에 투자하는 등 초기에는 협업 모델 위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기술보다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에 더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어느 정도 매출 성과가 나온 후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시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 전략을 수립해 해외까지 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인기가 많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푹과의 통합으로 넷플릭스 대항마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SK텔레콤 옥수수 누적 가입자는 900만명이을 돌파했지만 서비스는 이에 걸맞은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유료 가입 상품보다는 무료 서비스 위주로 진행됐고, 콘텐츠 수도 방대하지 않아 많은 실 사용자를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휴대전화 기기를 변경하거나 신규 가입할 때 옥수수 쿠폰 등을 제공해 가입을 유도하며 외형 확대에만 신경쓰고 넷플릭스처럼 본원적인 콘텐츠 경쟁력에 소홀했은 탓이다..

통합법인 기존 옥수수 사업 모델보다는 유료 월정액 중심의 푹 사업 모델로 상당수 전환 예정이다. 푹은 지상파 3사의 주문형 비디오(VOD)를 독점 서비스하고 있고, 종합편성채널도 서비스한다. 여기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요금제 연계로 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일단 유료 가입자는 늘어날 전망된다.

올해 초 푹과 옥수수가 업무협약(MOU)을 맺을 당시에만 해도 푹 유료 가입자 수는 72만명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이 5G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푹 콘텐츠를 제공하자 푹 유료 가입자 수는 현재 80만명을 넘어섰다. 통합법인이 되고 관련 서비스나 요금제가 늘어나면 푹 유료 가입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SK텔레콤은 통합법인 출범 후에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 기존 방송사 VOD 위주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면서 옥수수의 특화 콘텐츠인 웹드라마, 실시간 프로야구 등을 합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통합법인이 자리를 잡으면 옥수수는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푹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초반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며 “통합법인은 월정액 기반으로 무제한 서비스, 즉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혜택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형태로 리뉴얼해서 옥수수에 있는 콘텐츠를 최대한 푹으로 이동하고 기존 서비스를 유지하다가 차후에는 옥수수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라며 “해외 사업자들을 수치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서 해외에서도 대등한 수중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올해 초 KBS, MBC, SBS와 함께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OTT 사업 역량을 갖춘 토종 사업자 간 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아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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