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경량화·투명화 기술적 난제지만 극복하면 선점 효과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플렉스 코리아 2019'에서 조준혁 연구원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윤시지 기자
20일 서울 코엑스 '플렉스 코리아 2019'에서 조준혁 이그잭스 연구소장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윤시지 기자

1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이 기술적 한계로 출시에 애를 먹고 있지만 소재·부품업계는 사업 경쟁력을 육성할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I), 접착 소재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한 해 글로벌 시장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을 180만대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기존 190만대 대비 10만대 하향 조정됐다. 더욱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기관도 있다. IHS마킷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이 1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두 기관 모두 오는 2023년에도 5000만대 규모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 별 편차는 있지만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00만대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동일하다. 올해 갤럭시폴드 출시가 미뤄지고 화웨이도 메이트X 출시를 9월로 미룬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이 15억대 규모였던 점을 고려하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중이다. 

업계선 아직까지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유인이 적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강민수 IHS마킷 연구원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플렉스 코리아 2019’에이 “폴더블폰에 대한 가격, 크기, 무게 등의 문제가 향후 어려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디자인이나 사용성 외에도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있다고 설명한다. 폴더블 스마트폰 휘어지기 위해 바(Bar)형 스마트폰보다 디스플레이 모듈 구조 두께가 얇아져야 한다. 동시에 디스플레이 겉면의 경도를 높이고 보다 투명한 부품이 채용돼야 한다. 소재, 부품의 기술적 혁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어 올초까지 공개된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 메이트X, 플렉스파이 모두 화면을 접었다 펴는 화면 부분에 주름 및 요철이 생겼다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받았다.

조준혁 이그잭스 연구소장은 “화면에 잡힌 주름은 사실상 디스플레이 패널에 채용된 소재 특성상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제조사들이 커버 윈도우로 투명 PI를 쓰는 까닭이다. 유리와는 다른 소재 특성상 접힌 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하이엔드 제품인만큼 유리 소재의 고급스러움이 요구되는 점도 부담이다.

조 소장은 “투명PI의 한계로 인해 유리소재인 UTG(Ultra thin glass)로 가자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면서도 “외부 충격을 견디는 내구성 이슈는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접착 소재도 기존 스마트폰보다 높은 탄성력이 요구된다. 현재 출시 예정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모듈을 합착하는 접착 소재로 OCA(Optical Clear Adhesive)가 채용됐다. OCA는 필름 형태의 광학용 접착 소재로, 양면에 접착 성분이 있어 디스플레이 모듈을 붙일 때 사용된다. 

그러나 폴더블용 OCA는 바(Bar)형 스마트폰에 채용된 제품과 달리 접고 펼칠 때마다 함께 접혀야 한다. 20만번을 접었다 펴도 흩트러지지 않는 회복력이 중요하다. 개별 레이어에 대한 접착력은 물론 기존 OLED용 OCA보다 두께도 얇아야 한다. 기존 OLED폰에 들어가는 OCA 두께는 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이나, 갤럭시폴드에 들어간 OCA는 40~5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알려졌다. 폴더블용 OCA를 상용화한 업체는 전세계서 삼성SDI, 3M 등 소수 업체 뿐이다. 

조 연구소장은 "향후 트리플 폴딩 등 차세대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도 지속돼야 한다"면서 "이런 방향성은 특히 부품업계에도 중요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상용화가 늦어진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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