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운영 에이블씨엔씨, 원브랜드숍 불황 타개 위해 멀티숍 '눙크' 론칭···7월까지 20호점 확대 계획
점주들 “직영 멀티숍 등장하면 기존 미샤 가맹점 경쟁력 사라질 것” 우려

“눙크 오픈은 가맹본부만을 위한 전략일뿐 미샤 가맹점은 더욱 도태될 것이다.”

미샤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가 편집숍 브랜드 눙크(NUNC)를 론칭하고 신규 출점 및 직영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샤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13일 서울 이화여대 앞에 화장품 편집숍 '눙크 1호점’을 오픈했다. 그간 미샤나 어퓨 등 원브랜드숍으로 출점을 이어가던 것과 다른 행보다. 국내 화장품시장이 올리브영 등 화장품 편집숍 중심으로 성장함에 따른 변화다.

회사는 이달 내 홍대와 목동, 부천, 수원 등 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온라인 몰은 21일 연다. 이어 7월까지는 부산, 대구, 대전 등지를 포함해 전국에 20여 개 점포를 열고,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점포수를 더욱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눙크는 기존 미샤 직영점을 전환하거나 새 점포를 개발해 출점한다. 아직까지 가맹점을 눙크로 전환한 사례는 없다. 다만 향후 점포수를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가맹점도 눙크로 전환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2017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에이블씨엔씨로서는 눙크의 성공이 중요한 상황이다. 1세대 로드숍 브랜드 침체로 그간 에이블씨엔씨 매출은 2016년부터 꾸준히 감소세에 있다. 2016년 4345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3732억원 △2018년 345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016년 243억원, 2017년 112억원으로 줄다가 지난해 189억원 적자전환했다.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내놓은 전략이 눙크다. 미샤뿐 아니라 이니스프리, 에뛰드, 더페이스샵 등 모든 원브랜드숍이 고전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 올리브영과 같은 멀티숍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브랜드인 미샤 점주들은 눙크의 등장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샤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대형 상권은 이미 직영점이, 변두리 상권을 가맹점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직영점을 눙크로 바꾸면 기존 미샤 가맹점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브랜드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했다. 그는 "올해 말에 세포라도 들어온다고 하고, 우리보다 앞서 편집숍으로 전환하고 있는 아리따움이나 네이처컬렉션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눙크가 얼마나 잘 될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16평대 미샤 매장을 운영하는 또다른 가맹점주는 "회사에서 이 정도 매장 크기면 눙크로 바꿀 수 있다며 전환을 제안해왔지만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서 "매출이 안 나와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와 인테리어, MD 전환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샤는 현재 국내서 700여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250곳이 가맹점이다. 에이블씨앤씨 관계자는 "당장은 새 점포 오픈이나 직영점 위주로 눙크를 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가 최근 문 연 화장품 멀티숍인 눙크 이화여대점. /사진=에이블씨엔씨
에이블씨엔씨가 최근 문 연 화장품 멀티숍 눙크 이화여대점. / 사진=에이블씨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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