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윤’ 윤대진 비롯해 ‘독사’ 여환섭 ‘여의도 저승사자’ 문찬석 등 기업수사 대가들 이름 올려
삼성 수사 이끈 한동훈 3차장 승진 여부도 관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체제 하에서 굵직한 기업 수사를 사실상 진두지휘할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누가 오게 될지 주목된다. 거론되는 면면을 보면 누가 오더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게 재계 관측이다.

기업들은 검찰총장보다 오히려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에 더 관심을 갖는다. 서울남부지검, 서울동부지검 등 다른 곳들도 기업수사를 진행하지만 기업의 총수를 직접 겨누는 특수부와 공정거래조사부, 조세범죄조사부를 관할하고 수사를 지휘하는 정점에 있는 인물이 중앙지검장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 지휘체계를 이야기할 때 문무일 검찰총장이 아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주로 거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문 총장의 임기가 끝나간다는 점도 있지만 기업들에게 중앙지검장은 그 상징성이 크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 면면은 하나같이 모두 기업들에겐 비리를 저지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인물들이다. 우선 유력한 후보인 ‘소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특수통으로서 굵직한 대기업 수사들을 이끈 바 있다. 2013년 특수2부장으로서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이재현 CJ회장을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상한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조석래 효성 회장과 조현준 사장을 조세포탈 및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윤대진 국장은 윤석열 지검장과 비교될 정도로 원칙대로 강하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할 당시 정몽구 회장을 법대로 구속해야 한다며 당시 정상명 총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사건은 유명하다. 그런 그가 중앙지검장 유력 후보란 사실이 기업들 입장에서 두려워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윤 국장은 윤석열 지검장과의 호흡을 맞추기 좋고 기수(25기)도 무리가 없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지검장과 동기인 이성윤 반부패강력부장도 유력한 후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학동문으로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이던 당시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특수통인 윤대진 국장에 비해 직접 대기업 총수 수사 경험 등은 적지만 금융조제조사2부장을 지낸바 있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서 근무한바 있다. 증권 등 자본시장 범죄 수사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더불어 총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여환섭 청주지검장이다. 과거 특수통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핵심인물 중 한명이다. 과거 박영수 중수부장 아래서 윤 지검장, 윤 국장과 호흡을 맞췄다. 특수1부장을 역임했으며 대우그룹 분식회계,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이끌었다. 또 건설업자로부터 억대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정황을 포착, 이상득 전 의원을 기소하는 등 권력형 비리 수사능력과 관련해 최고의 검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이번에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장을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 애초에 성과내기 쉽지 않고 욕먹을 수밖에 없는 수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마무리했다는 평을 듣는다. 별명은 ‘독사’로 한번 잡으면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며 합리적 인물로 알려졌다. 여 지검장 역시 중앙지검장 자리에 무난한 기수(24기)다.

이외 문찬석 대검기획조정부장(24기)도 유력한 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된다. 다스 횡령 의혹 고발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초대 단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합수단 출범 불과 8개월 만에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 관련인물 126명을 기소한 그는 증권 및 금융범죄와 관련해선 최고의 검사로 꼽힌다.

한편 기업들은 중앙지검장 후보들과 더불어 한동훈 3차장의 행보도 눈여겨보고 있다. 윤석열 사단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를 이끈 한동훈 차장은 이미 차장 임명 당시 파격인사로 꼽혔는데 신임 검사장급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윤석열 지검장과 함께 기업수사를 이끌어가던 인물들이 이번 인사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를 봐야한다”며 “과거 수사능력이 검증된 이들 상당수가 이번 인사에서 요직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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