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탈출 외치는 현대상선 배재훈號···뱃머리엔 ‘암초’, 내부엔 ‘구멍’
조선
적자탈출 외치는 현대상선 배재훈號···뱃머리엔 ‘암초’, 내부엔 ‘구멍’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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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훈 사장 취임 후 ‘흑자’ 마중물 드라이브···G2 무역분쟁 고조, 중동 선박 피격 등 외부 악재에 내부엔 고질적 조직 병폐 여전해 발목
업계· 채권단 “관료주의·안일주의가 선제적으로 타개돼야”···“내부결속 위한 위기의식 필요”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대표이사)와 현대상선의 새 CI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과 새 CI.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흑자전환을 목표로 물류업계 출신 전문경영인(CEO)까지 수장으로 앉힌 현대상선 뱃머리에 갖은 암초가 도사리는 분위기다. 해운업계 특성 상 외부요인에 곧잘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짙은데다, 각종 분쟁과 대립으로 해운산업이 위축되며 금년 중 실적 턴어라운드가 무산될 위기다. 여기에 고질적인 조직 병폐가 더해져 배재훈 사장이 진땀을 흘린다는 후문이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운시장은 상당히 위축된 양상을 띤다. 주된 이유는 G2(미국·중국)간 무역 분쟁이 고조되며 물동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컨테이너 기준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의 수출 및 수입 물동량이 전년 대비 각각 6.3%, 7.4%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은 업계는 해운업계다. 게다가 최근 중동 오만만에서 노르웨이 선박이 피격당하면서 화주들은 물론 선사들도 상당히 경계하는 모습이다. 피격 당시 근처를 지나던 현대상선 소속 현대두바이호가 해당 선박의 선원 전원을 구조해 칭송을 받기도 했으나 사건 자체가 달갑지 않기는 현대상선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해운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적자 행진의 마침표를 찍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연간실적으로는 2011년부터 8년 연속, 올 1분기까지는 1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적표’만을 받아들었다. 지난 3월 부임한 배재훈 사장도 취임사를 통해 ‘영업이익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을 정도다.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인 배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흑자전환을 위해 고삐를 당겼다. 적자노선부터 정리했다. 당초 현대상선이 취항하던 47개 노선 중 16개 적자노선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뜻을 내비치고 시행에 옮겼다. 또 새로운 CI를 발표해 기업의 새 이미지 구축을 위한 마중물을 부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명변경까지 검토 중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세세한 업무까지 모두가 개혁이 밑바탕에 깔린 시기”라며 “사명변경도 이 같은 개편의 일환으로 현재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HYUNDAI)’가 빠질 수도 있는지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엔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사명변경엔 모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시의적절한 개혁으로 어려움을 타개하고 도약의 디딤돌로 삼은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며 배 사장 주도의 변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오늘날 현대상선이 지니고 있는 관료주의·안일주의가 선제적으로 타개돼야 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앞서 채권단도 줄곧 제기해 온 문제의식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느 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해운산업은 나름대로의 특수성을 띤 산업”이라며 “통상 배를 정박하는데도 이용료를 부담해야 해, 대형선사일수록 터미널을 소유해야 하고 쓰임새에 맞는 선박들도 보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벌크선사업부·LNG사업부 및 항만터미널 등의 매각을 요구한 채권단의 선택이 장기 적자의 원인 중 하나란 설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적자가 장기화 돼 당장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현대상선 경영진들은 지원에만 의지한 채 위기의식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앞서 현대상선을 이끌던 유창근 전 사장의 조기퇴임 배경 중 하나도 이 같은 의식을 지닌 사내 경영진들을 대변하다 이들을 퇴출시키려는 채권단과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비판에 대해 현대상선 측은 “초대형선의 등장 및 공급과잉으로 업계에 치킨게임이 빚어진 2010년 이후 전 임직원의 급여가 8년째 동결됐으며 배재훈 사장 취임 후 한진해운 출신 임원들이 중용되고 경력직 직원들이 입사하며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해당 관계자의 설명이 부적절하다고 항변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최대 문제는 선박이 작고 원가가 높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내년 4월부터 대형 선박들을 차례로 인도받을 예정이라 보유 중이던 기존 선박들보다 1만teu 이상 화물 적재가 가능해 원가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IMO환경규제가 본격화되고 얼라이언스 재가입 등이 기대되는 내년, 승부를 걸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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