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도법인 설립 후 사업 추진 활발···유니온은 ‘3년 예상’ 밝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명문제약 등 중견제약사들이 지난해 별도법인을 설립한 후 바이오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업체들은 현재로선 성과보다는 사업의 단계적 진척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단, 한국유니온제약의 경우 엑소좀을 이용한 바이오마커 개발에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기존 케미칼 사업 외에 바이오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가 적지 않다. 과거 케미칼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간에 장벽이 있었다면 점차적으로 그 장벽을 허물고 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 견해다. 

주로 중견제약사들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 법인보다는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바이오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별도법인을 만든 제약사들이 눈에 띈다. 업체들은 1년 남짓한 시간만으로는 성과를 내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명문제약은 지난해 5월 바이오 전문 법인인 ‘명문바이오’를 설립했다. 명문바이오는 중장기적으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추진키로 하고, 설립 이전부터 역점을 뒀던 치매치료제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한 명문제약 신약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법인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명문 측은 현재 치매치료제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현재진행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문의 치매치료제 개발 진행 상황과 관련해서는 공시된 사업보고서에도 내용이 거의 들어 있지 않은 상태다.

휴온스그룹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도 바이오산업 분야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휴온스랩을 설립한 바 있다. 김완섭 휴온스글로벌 대표가 휴온스랩 대표를 직접 맡을 만큼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명문제약과 유사하게 휴온스랩도 단기적으로는 화장품사업과 관련된 원료와 제품 개발 등 코스메슈티컬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신약 등의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휴온스랩은 바이오시밀러 연구의 초기 단계를 진행 중”이라며 “중점 과제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유니온제약은 비교적 명확한 향후 일정과 목표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8월 100% 지분을 투자한 자회사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을 설립했다.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대표가 한국유니온생명과학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특히 한국유니온제약은 지난해 ‘엑소좀’ 전문가인 이재삼 박사를 영입해 초대 한국유니온생명과학 연구소장의 중책을 맡기며 개발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엑소좀은 세포 간 정보전달을 위해 분비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를 지칭한다. 세포 주변 미세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유니온생명과학은 현재 엑소좀을 활용한 바이오마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RNA(리복핵산),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속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지칭한다.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생명체의 정상 또는 병리적 상태,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재삼 소장은 “현재 환자와 일반인 투트랙으로 소변에서 엑소좀을 이용해 환자 상태 분석이나 일반인의 심혈관질환 유무를 진단하고 있는 단계”라며 “바이오마커 개발까지 3년 전후의 기간을 예상했었다”고 전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1년 여름을 전후한 시점에서 바이오마커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광약품의 경우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하는 쪽으로 초기 사업 방향을 결정했다. 부광은 지난해 7월 OCI와 공동으로 합작법인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한 바 있다. 부광약품과 OCI는 50 대 50 지분으로 투자했다. 당초 양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 개발, 유망벤처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기로 했었다. 매년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OCI는 현재 비앤오바이오가 투자 대상인 신약 후보물질을 물색 중이며, 대상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특히 바이오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매우 어렵다”며 “향후 이 업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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