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연속 하락세, 반년 새 수천만원 ‘뚝’···거래량도 절벽 수준
송파·강동서 쏟아지는 대규모 입주물량 못 버텨

강남의 대체지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던 위례신도시는 아파트값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인근 지역의 대규모 입주물량, 고질적인 교통문제 등으로 인해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 사진=시사저널e DB

강남의 대체지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던 위례신도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위례의 아파트값은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거래량 역시 바닥을 찍었다. 정부의 규제와 3기 신도시의 등장, 주변 지역의 대규모 입주물량 등 ‘겹악재’에 맥을 못 추는 분위기다. 고질적인 교통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위례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거여동, 경기 성남 수정구 창곡동, 하남 학암동에 조성된 신도시다. 특히 위례는 일부 지역이 송파구에 속해있고, 강남과의 거리가 가까워 수도권 신도시 중에서 가장 많이 집값이 오른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위례의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3000만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굳건할 것 같던 위례는 올해 들어 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의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3.3㎡당 3045만원 고점을 찍은 뒤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12월 2942만원을 기록하며 3000만원선이 무너지더니 지난달에는 2800만원대까지 급락했다.

실제로 위례 주요단지의 매매가격은 수천만원씩 떨어지고 있다.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51.89㎡은 지난달 6억7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실거래 가격인 7억5000만원(8층)에 비해 8000만원 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인근에 위치한 ‘위례더힐55’ 전용 85㎡의 호가는 지난 3월 9억5000만원에서 현재 8억7000만원까지 내려 앉았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업계에서는 인근 지역에서 공급되는 대규모 입주물량이 위례 집값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접한 강동구에서는 이달 명일동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올해만 1만1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또 송파구 대규모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에서 급매물이 쏟아진 점도 위례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는 둔촌주공 재건축도 2022년 입주가 시작된다.

수요가 분산된 탓에 거래량도 절벽 수준이다. 위례 행정구역인 서울 송파 장지동, 성남 수정 창곡동, 하남 학암동 세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과 9월 만해도 각 257건, 152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9·13부동산대책 이후 20건대로 급감하더니 올해 들어서도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량이 11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위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위례에 비해 비교적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북위례와 3기 신도시에 신규 공급 물량이 예고돼 있어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자들이 북위례와 3기 신도시에서 분양되는 물량을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위례는 강남 대체지로 꼽히는 입지에도 고질적인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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