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벼랑 끝 성동조선···중소 조선업계 ‘도미노 파산’ 우려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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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시한’ 10월 18일로 선택지 좁아···통영 지역도 큰 동요 없어
“대우조선·삼성重·현대重 등 조선 ‘빅3’만 살아남을 것” 자포자기 심경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성동조선해양이 매각 불발로 인해 사실상 파산 초읽기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중소 조선업계의 위기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대형 조선소들을 제외한 중소 조선업계의 1분기 전체 수주량은 4척에 불과하다. ‘성동조선발(發) 파산 도미노’를 점치는 이도 적지 않다.

18일 법원과 매각 주간사 삼일PwC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성동조선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오는 10월 18일이다. 세 차례의 매각이 무위에 그치면서 선택지 또한 매우 좁아지게 됐다. 법인청산 또는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는 이유다.

삼일PwC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시간이 부족해 추가적인 공개매각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협상은 불발됐지만 3곳의 인수 의향을 확인한 만큼, 공개매각이 원칙이긴 하지만 인수의사를 밝힌 곳만 있으면 수의계약 등을 통해서라도 매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동조선 측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성동조선이 위치한 통영 지역사회도 이번 매각 불발 소식에 별다른 내색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한 때 수주량 세계 8위를 기록하며 통영 지역경제의 근간으로 자리했던 영광이 빛을 바래기 시작한 지 벌써 오래됐기 때문이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에 투자했던 성동조선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조원대 손실을 입으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조선업계 불황까지 겹쳐 재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권의 입김도 오락가락해 결과적으로 회생 및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4조원 넘는 혈세가 투입된 ‘밑 빠진 독’이란 비판까지 감내해야 했다.

회생을 위해 어렵사리 버텨낸 시간들이었지만, 성동조선 채권단들마저 사실상 손을 든 상태다. 최근 은행연합회관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개 조찬을 가졌던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동조선과 관련해) 남은 절차들은 법원과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현재로선 매각이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을 정도다.

문제는 이 같은 성동조선의 문제가 중소 조선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조선업계 개혁·개편은 이른바 ‘빅3’(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 내내 이슈의 중심에 섰던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도 산업은행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LPG선 수요 증가’ 호재도 이들에게만 해당됐다.

이들 세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조선소의 올 1분기 수주 실적은 4척에 불과하다. 조선업 특성 상 조선소 도크가 비게 되면 해당 조선소에 고용된 인원 외에 일감을 받아 근무하는 하청업체들, 부품 등의 납품업체 등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된다. 아울러 해당 조선소 인근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역사회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형 조선업계와 중소형 조선업계 간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지역이 경남 거제와 통영이다. 거제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가 위치헤 있다. 이 곳과 성동조선해양이 위치한 통영은 이웃도시다. 이들 조선소 사이에는 두 도시의 시가지와 크고 작은 하청업체들이 잇달아 자리 잡고 있다.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집약됐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이들 지역의 온도차는 상당하다. 거제 소재 삼성중공업 하청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지역이 시끄럽지만, 최근 일감이 크게 늘어났으며 자연히 지역 경기도 최악일 때에 비해 다소 활력이 도는 느낌이다”고 전했다. 반면 통영 지역에선 일부 관광지를 제외하곤 ‘활력’이란 단어가 지워진 듯한 분위기다.

한 중소 조선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조선업계 지원이 일부 대형 업체 중심으로 집약돼 있다”고 비판하며 “이대로 가다간 빅3를 제외한 조선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게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또 “합병으로 ‘메가 조선사’까지 등장하게 되면, 우리 조선산업도 특정·일부 업체들의 과독점적 체계를 맞게 돼 산업생태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소 조선사 회생 방안을 모색하려는 학계의 연구도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주력하는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중소 조선사들의 자생력이 임계치에 다다른 상황임을 당국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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