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ℓ 터보 가솔린 엔진 적용···확 치고 나가진 못하지만 부드러운 가속감 돋보여
이전에 비해 스포티해진 외관은 만족···실내 ‘스피커 품질’은 아쉬워
7개 에어백 시스템, 13개 운전자 보조 기능 등 안전 장치도 탑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시장을 이끌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티볼리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로 돌아왔다. 쌍용차는 약점으로 꼽히던 주행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신규 개발한 1.5ℓ 터보 가솔린엔진이 신형 티볼리에 적용됐다. 실제 운전해보니 개선된 주행성능이 확실히 체감됐다.

신형 티볼리의 모습. / 사진=쌍용차
신형 티볼리의 모습. / 사진=쌍용차

18일 베리 뉴 티볼리 1.5ℓ 터보 가솔린엔진 모델을 타고 서울 강동구 스테이지28에서 출발해 올림픽대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거쳐 춘천에 위치한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69km를 시승했다. 날씨는 흐렸고, 바람은 거의 없었다. 시승 직전까지 비가 내려 노면은 젖어 있었다. 

신형 티볼리를 처음 마주한 순간, ‘이전보다 스포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 모델들이 아담하고 귀엽다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다면, 신형 티볼리에선 SUV다운 강인함도 느껴졌다. 쌍용차도 지난 4일 출시 행사 설명회를 통해 “이전에 비해 스포티해진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스포티한 티볼리’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차체는 전장 4225㎜, 전폭 1810㎜, 전고 1615㎜로 기존과 동일하다.

쌍용차는 시승 전 설명회에서 꼼꼼한 디자인을 강조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풀 라이트닝은 경쟁사에선 갖고 있지 않는 차별점”이라면서 “실내엔 동급 유일의 9인치 AVN(오디오, 비디오, 네비게이션) 화면이 적용됐고, 후면부 하단엔 LED 라이트닝이 탑재됐다”고 설명했다.

차량 내부는 군더더기 없었다. 확실히 넓어진 AVN이 눈을 사로잡았고, 버튼식 조작도 사용하는 데 편리했다. 최근 기자가 시승했던 차량에는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은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으면 바로 눌리지 않거나 직관적이지 못해 조작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신형 티볼리의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방향지시장치 끝에는 ‘비상등 버튼’도 장착돼 편의성을 높였다. 그밖에도 차량 계기판과 네비게이션이 연동되는 등 운전자를 위해 노력한 모습이 엿보였다.

비상등 버튼이 스티어링 휠 부분에 달려 있다. /사진=최창원 기자
비상등 버튼이 스티어링 휠 부분에 달려 있다. / 사진=최창원 기자

다만 스피커의 품질은 아쉬웠다. 티볼리엔 쌍용차의 순정 스피커가 탑재됐다. 스피커 음량을 상당히 올리고 소음이 크지 않았음에도, 음악의 소리가 소음에 묻히는 경우가 나타났다. 노면 소음, 풍절음 등은 쌍용차가 강조했듯 일부 개선됐다. 터널 주행 시엔 약간 거슬리는 정도의 소음이 있긴 하지만, 가격대를 고려하면 상당한 정숙성을 보였다. 쌍용차에 따르면, 스피커의 경우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내부를 둘러본 뒤 차량에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신형 티볼리엔 1.5ℓ 터보 가솔린엔진이 탑재돼 163마력에 최대토크 26.5㎏‧m의 힘을 발휘한다. 치고 나가는 느낌은 아쉬웠지만, 가속이 한 번 붙은 다음에는 무리 없이 달려나갔다. 가속감도 부드러웠다. 확실히 이전과는 달랐다. 기자가 탑승한 차량의 브레이크 페달과 액셀 페달은 상당히 예민했다. 일부 기자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는데,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행모드도 설정이 가능했다. 신형 티볼리는 노말·스포츠·윈터 등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노말 모드는 기본 주행 사항이고, 스포츠는 향상된 출력을 원할 때, 윈터는 겨울철 미끄러운 노면에서 출발할 때 활용하면 된다.

안전을 강조하는 쌍용차답게 신형 티볼리에도 다양한 안전장치가 탑재됐다. 우선 차체의 79%가 고장력 강판으로 이뤄졌고, 그중 초고장력 강판 비율이 40%에 이른다. 에어백 역시 7개 에어백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기능적으로는 ▲긴급제동보조 ▲차선이탈경보 ▲차선유지보조 ▲스마트하이빔 ▲전방추돌경보 ▲앞차출발알림 ▲부주의운전경보 ▲안전거리경보 ▲사각지대감지 ▲차선변경경보 ▲후측방접근경고 ▲후측방접근충돌방지보조 ▲탑승객하차보조 등 13개 기능이 적용됐다.

2열의 공간과 적재 공간도 동급 최고 수준이다. 2열 시트의 경우 풀 플랫 폴딩으로 100%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하게 느껴졌다.

풀 플랫 폴딩 예시. /자료=쌍용차
풀 플랫 폴딩 예시. /자료=쌍용차

신형 티볼리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V1(M/T) 1678만원 ▲V1(A/T) 1838만원 ▲V3 2050만원 ▲V5 2193만원 ▲V7 2355만원 이고, 디젤 모델이 ▲V1 2055만원 ▲V3 2240만원 ▲V5 2378만원 ▲V7 2535만원이다. 시승한 차량은 V7 트림이다.

신형 티볼리 1.5ℓ 터보 가솔린엔진 모델의 공인 복합 연비는 복합 10.2km/ℓ(도심 10.6km/ℓ, 고속도로 11.8km/ℓ)이다. 시승 후 확인 한 연비는 13km/ℓ다. 이날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쏟아져 노면이 젖어있던 것을 감안하면 효율성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