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지금 터져요? 어때요?”

부산 출장을 가면서 기사 작성용 5세대(5G) 단말기를 대여해서 갔던 기자에게 다른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이들은 줄곧 5G 통신이 원활하게 되고 있느냐고 물었고 몇몇 기자들은 기기 화면 사진을 찍어가기도 했다.

5G용 단말기가 출시되기도 전부터 큰 관심을 갖고 출시 후에도 꾸준히 지켜보는 이들은 정보기술(IT), 통신 분야 기자들이다. 국내에서 대중들을 상대로 5G폰이 판매된 지 2달이 훌쩍 넘었지만 IT, 통신 분야의 기자들 가운데 5G 폰을 구매한 이들은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폰을 잃어버려 급하게 기기를 바꾸면서 5G폰을 구매하거나 폰을 바꿀 때가 되어 구매한 이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사거리를 꽤 물어다줄 수도 있는 5G폰을 소지한 이들은 많지 않다. 이것이 현 5G의 현실인 것 같다.

가장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지식을 갖고 5G를 살펴온 기자들이 아직 5G폰 구매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다. 아니면 무리해서 구매할 만큼 매력이 없다거나. 기자들은 물론 알고 있고, 5G에 대해 조금만 검색하면 실내에서는 5G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5G용 콘텐츠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 영상통화, 노래방 애플리케이션 등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실내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취약점으로 꼽힌다. 야외에서 5G 서비스를 즐기기란 쉽지 않다. 당장 5G폰을 구매해도 신기술을 제대로 맛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통 3사가 공들여 좋은 콘텐츠를 내놓아도 5G 최적의 속도로 최적의 장소에서 감상할 수 없는 점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통 3사는 연말까지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지만 그 말인 즉슨 연말이 되기 전까지는 5G폰을 LTE폰처럼 사용하라는 얘기다.

상황은 이러한데 요금제는 LTE보다 비싸다. 물론 데이터 양과 절대 금액을 비교하면 5G 요금제가 더 저렴한 구간도 있다. 하지만 LTE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6만5000~6만9000원 정도의 과금 없는 LTE 요금제를 5G에서 이용하려면 요금제를 더 높이는 수밖에 없다. 저렴한 요금제가 있긴 하지만 기존 사용 습관이 남아있는 이들에게는 역부족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 관련 분야 기자들의 마음을 훔치지는 못한 것 같다. 언제쯤 IT 기자들의 5G폰 사용률이 50%, 80%, 100%가 될지 궁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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