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계열사에 김치·와인 '강매'···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21.8억원 부과
태광그룹, 계열사에 김치·와인 '강매'···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21.8억원 부과
  • 이창원 기자(won23@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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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2014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김치 512톤 복리후생비·판촉비 등으로 구입
총수일가 100% 지분 보유한 ‘티시스’ 실적 부진에 자회사 ‘휘슬링락CC 김치’ 강매
식품위생법 위반 ‘불량김치’···‘메르뱅’ 독점 수입 와인 강매 과정서도 사내근로복지기금 사용
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태광그룹이 이호진 총수 일가의 회사로부터 김치와 와인을 전 계열사가 강매하도록 지시하는 등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1억8000억원을 부과하고 고발조치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태광그룹이 이호진 총수 일가의 회사로부터 김치와 와인을 전 계열사가 강매하도록 지시하는 등 총수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1억8000억원을 부과하고 고발조치 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태광그룹이 소속 계열사에 ‘휘슬링락CC 김치’와 ‘메르뱅’이 수입한 와인 등을 강매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1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또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19개 계열사 법인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계열사에 ‘휘슬링락CC 김치’를 지난 2014년 상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총 512톤(95억5000만원)을 구매하도록 했다.

‘휘슬링락CC’는 태광그룹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한 동림관광개발이 설립한 고급회원제 골프장이다. 건설과정에서도 ‘휘슬링락CC’는 태광그룹 9개 계열사들이 골프장 건설자금을 선납 예치했고, 이에 공정위는 지난 2011년 6월 29일 ‘부당지원한 행위’로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44억8000만원)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난 2011년 개장한 이후 영업부진이 이어진 ‘휘슬링락CC’는 2013년 5월 태광그룹 총수일가가 100% 소유한 회사 ‘티시스’에 합병돼 사업부로 편입됐다. ‘티시스’는 태광산업 주식을 11.22%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합병 이후 ‘티시스’는 실적이 악화됐다. 2012년 125억3000만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13년 –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공정위는 이와 같은 실적 악화를 ‘휘슬링락CC 김치 강매’의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당시 총수일가 다수의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김기유 실장이 ‘티시스’ 실적 개선 명목으로 2013년 12월 ‘휘슬링락CC 김치’ 제조‧계열사 고가 판매 등을 계획했다는 것이다.

특히 당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경영기획실을 통해 그룹 경영을 사실상 통괄했던 이호진 전 회장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조사 결과다.

지난 2014년 4월부터 ‘휘슬링락CC’는 강원도 홍천군 소재 영농조합에서 김치 제조를 위탁해 김치를 대량생산(알타리무김치 4월, 배추김치 11월)했고, 2014년 5월 김기유 실장은 각 계열사에 김치단가(19만원/10kg), 구매수량 등을 결정‧할당해 구매를 지시했다.

이에 계열사들은 부서별로 재할당해 ‘휘슬링락CC 김치’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은 직원 복리후생비, 판촉비 등을 사용했고,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한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 일부 계열사들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용해 김치구매 비용을 회사손익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등 근로복지기본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구매된 김치는 10kg 단위로 포장돼 임직원 주소로 택배 배송됐고, 2015년 7월부터는 계열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내에 직원전용 사이트인 ‘태광몰’을 구축해 김치구매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을 동원했다.

‘태광몰’에서는 임직원들에게 김치구매만 가능한 19만점 포인트를 제공하고, 김치가 모두 배송된 이후 포인트를 일괄 차감했다. 포인트의 상당 금액은 각 계열사가 복리후생비,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을 이용해 ‘휘슬링락CC’에 일괄 지급했고, 임직원들의 주소도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휘슬링락CC’에 제공됐다.

강매‧고가 판매 등으로 ‘휘슬링락CC 김치’의 지난 2016년과 2017년 영업이익률(43.4%~56.2%)은 식품업계 평균(3~5%)보다 11.2~14.4배 높았다.

이에 따라 ‘휘슬링락CC’에 제공된 이익은 최소 25억5000만원이고, 이는 대부분 이호진 전 회장과 가족들에게 배당 등으로 지급됐다. 특히 이 금액은 ‘휘슬링락CC’ 자본금(22억9000만원)의 111.4%에 이른다.

하지만 ‘휘슬링락CC 김치’는 김치제조·판매와 관련한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제36조), 영업등록(제37조), 설비위생인증(제48조) 등을 준수하지 않아 춘천시로부터 과태료‧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실무책임자는 형사고발 돼 재판이 진행 중인 등 ‘불량 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에 대한 강매도 비슷한 구조로 이뤄졌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은 지난 2008년 태광그룹 총수일가가 100% 출자해 설립한 와인 소매 유통회사인 ‘메르뱅’의 와인을 각 계열사에 임직원 명절 선물로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계열사들은 각 사별 임직원 선물지급기준을 개정하고, 복리후생비 등 회사비용으로 메르뱅 와인을 구매해 임직원 등에게 지급했다. 또한 세광패션 등 일부 계열사들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용해 구매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계열사들이 ‘메르뱅’으로부터 구매한 와인은 총 46억원에 달하고, 이를 통해 태광그룹 총수일가에 제공된 이익은 7억5000만원인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와 같은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의 ‘김치‧와인 강매행위’는 지난 2016년 9월 공정위의 현장조사가 시작되면서 중단됐다.

공정위는 “공정위의 조사가 개시되기 전까지 구매물량을 대폭 증가시켜오고 있었고, 거래객체인 티시스(휘슬링락CC)와 메르뱅 모두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후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우려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메르뱅’의 경우 2008년 설립 시 자본금이 1억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 7월 상증세법상 평가방식에 따른 지분가치가 55억원에 달했고, 지난 2018년 4월 ‘티시스’가 인적분할해 설립된 ‘티알엔’(이호진 전 회장 51.8%, 2세 39.4%)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이창원 기자
정책사회부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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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can be found even in the darkest of times, if one only remembers to turn on the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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