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휴온스·한올·유유 등 임상시험 진행···세계 시장 4조원 규모,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결과 도출 전망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격무에 시달렸던 30대 남성 S씨는 일주일 전부터 눈에서 뻑뻑한 증상이 느껴졌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보며 업무 일정을 확인하고, 하루종일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눈의 피로함이 심해졌다. 이에 인공눈물을 자주 넣었는데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눈의 가려움증까지 동반되는 데다 참을 수 없는 이물감까지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스마트폰의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해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전 세계 4조원 규모의 시장을 겨냥한 국내 제약사들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안구건조증이란 눈물 분비가 저하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거나 눈물 구성 성분 균형이 맞지 않아 안구 표면이 손상되면서 눈이 시리고 이물감, 건조감과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게 되는 눈의 질환을 지칭한다.

시장조사기관인 Market Scop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전 세계 환자가 3억명에 달하지만 그중 17%가량의 환자만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4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과 게임 인구 증가, 미세먼지 등 환경변화에 따라 연평균 7%씩 규모가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7조원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안구건조증 시장에 관심을 갖고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삼진제약은 안구건조증 치료제 ‘SA-001’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한 후 현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결과 분석 작업이 완료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3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삼진제약은 올 하반기 임상 3상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진제약이 ‘SA-001’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최초 경구용, 즉 먹는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휴온스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국내 대학병원 7곳에서 나노복합점안제(HU-007)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HU-007는 사이클로스포린과 트레할로스를 복합해 기존 사이클로스포린 단일제에 비해 사이클로스포린 사용량을 줄이면서 우수한 눈물막 보호 및 항염 효과 등 복합치료 작용과 복약 편의성을 증대시킨 안과용 점안제다.

특히 휴온스는 HU-007의 유럽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유럽 임상시험은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그를 통해 ‘다인성 안구건조증에 대한 눈물막 보호 효과 및 항염 효과를 통한 복합치료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HU-007에 대한 유럽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시점은 올해 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역시 국내 임상 3상 종료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대웅제약과 공동개발하는 안구건조증 치료 바이오신약 ‘HL036’ 임상 3상 시험을 지난 3월 미국에서 시작했다. HL036 점안액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자극감·이물감 등의 증상을 느끼게 되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이다. 안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TNFα를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미국에서 HL036의 임상 2상 시험을 총 150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임상 결과에서 HL036은 건조 환경에 노출되기 전후 객관적 안구건조증 징후(안구 표면 손상)와 주관적 증상(안구 불편감)에서 모두 위약 대비 빠르게 개선시켜주는 것이 확인됐다. 한올은 이같은 임상 2상 결과를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글로벌 안과학회(ARVO 2019)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한올 관계자는 “HL036 임상 3상은 내년 상반기께에 종료될 것이 예상된다”면서 “임상시험의 핵심 데이터는 올 12월 도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지난 3월 중순 식약처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 펩타이드 신약(프로젝트명 YY-101)에 대한 임상 2상을 승인받은 후 현재 시험을 진행 중이다. 유유제약은 YY-101의 주성분인 콜라겐 타입 펩타이드는 연골세포 유래 세포 외기질에서 분리된 물질로서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수 제약사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특히 그 시험 결과를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것은 그만큼 시장이 크고 신약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그동안 쏟아 왔던 제약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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