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 열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 참가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 참가해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의 중국인 주주에 대해 불안감을 내비쳤다.

박 사장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서 특별 초청자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연구소 박사에게 “자회사인 IDQ에 중국인 주주가 있는 것이 괜찮은가”라고 질문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데다 중국의 보안 문제가 도마에 오르자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허먼 박사는 “어려운 질문”이라며 “중국인이 IDQ를 떠나도 미국은 슬프지 않을 것 같다. 중국인 주주가 떠나준다면 미국과 상호 협력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SK텔레콤은 IDQ에서 중국인 지분을 제외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IDQ를 인수하기 전부터 중국인 주주는 있었으나 보안 이슈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봐 관련 내용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박 사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측면에서 IDQ를 '색깔 없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민간기업 중에서 양자암호통신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700억원을 투자해 세계 1위 스위스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인수했다.

박 사장은 축사에서 “모두가 정보통신 인프라가 고도화될 때 보안을 우려하는데, 국내에서 이런 양자 보안에 대해 이미 노력하고 있고 정책적으로 입법화까지 얘기하는 측면은 해외에서 굉장히 감동할 부분”이라며 “기업으로서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지원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기통신 관련 세계 최고 국제기구인 ITU 산하 통신 분야의 표준을 정하는 ITU-T에서 총 4건의 양자암호통신 기술 관련 국제표준화 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세종-대전 간 LTE 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실제 적용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x5mm)의 양자난수생성기 칩을 개발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양자암호통신 투자에 대해 “5G가 상용화되고 정보기술(IT)과 실무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IT가 실물 모든 기기나 삶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보안이 엄청 중요해진다. 우리가 갖고 있는 현재의 보안체계로는 5년 이후만 돼도 작동을 아예 못 한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커들이 가장 많이 공격하는 대상은 장기간 보관하는 데이터인데, 이 데이터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부분에 하루빨리 양자암호가 들어와야 한다. 국회에서 관련 법제화도 추진해주면 우리나라도 선진 대열에서 연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회 융합혁신경제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공동 주관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이용희 고등과학원장, 조현숙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 박진호 한국IT융합연구원장, 박재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등 정부‧민간‧연구기관 핵심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날 국회는 허드슨연구소와 양자정보통신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포럼 운영위원회 임명도 함께 진행했다. 연구개발, 인력, 산업기반 조성, 입법 분야 등에서 서로 협업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제1회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양자암호통신

양자암호통신은 물리적 상호작용의 최소 단위인 양자를 이용한 암호화 기술이다. 양자의 특성인 불확정성을 이용해 예측 불가능한 암호키를 만드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송신부와 수신부에서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동시에 생성하는 ‘양자키 분배(QKD)’, 암호 키를 만들기 위해 패턴이 없는 난수를 만드는 ‘양자난수생성기(QRNG)’ 등의 기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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