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양재동 사옥 비우고 외부 임대 결정···新행선지 BC카드 본사 유력
현대제철 빈자리는 그룹 내 연구부서들이 채울 전망
‘수소 올인’ 나비효과···연구인력 채용 확대 따른 수용시설 부족

현대자동차그룹 통합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및 양재동 본사사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통합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및 양재동 본사 사옥.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의 통합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연내 착공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그룹 내 일부 계열사와 인력 등의 재배치 움직임이 포착됐다. 양재 사옥에 핵심부서를 둔 현대제철이 외부 임대를 결정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그룹 내 연구부서 등이 채울 전망이다.

17일 현대제철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가장 유력한 이전 행선지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BC카드 본사가 점쳐진다. 현재 BC카드는 해당 건물의 전체를 사용 중이다. 앞서 BC카드는 을지트윈타워 서관을 통합사옥으로 사용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BC카드의 이주가 마무리되는 8월 말 이후 입주가 가능하다. 전체가 아닌 일부 층을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확답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업계는 이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인력을 남겨둔 채 양재동을 등지게 될 것”이며 “현대제철 재직자들에 전해 듣기론 그룹 사정으로 인해 옮겨가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현대제철의 법인등기 상 본사는 인천공장으로 돼 있다. 다만, 핵심인력 대다수는 양재사옥 서관에서 근무했다. 사실상 양재동이 본사 역할을 해 온 셈이다. 전직 대표이사들 대부분도 양재사옥에서 근무했다. 현대제철 대표직을 맡고 있는 안동일 사장의 경우 당진제철소서 상근 중이지만, ‘최고사령탑’ 김용환 부회장의 경우 양재동에 집무실을 두고 있는 상태다.

현대제철 유력 이주지로 손꼽히는 BC카드 본사 / 사진=김도현 기자
현대제철 유력 이주지로 손꼽히는 BC카드 본사. / 사진=김도현 기자

이주 배경이라는 ‘그룹 사정’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재배치와 관계가 깊단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 관계자는 “의왕연구소를 중심으로 근무인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하면서 향후 현대제철의 빈자리를 현대차 일부 연구부서들이 채우게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이번 재배치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붇고 있는 수소차 개발과 밀접하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수소차 연구개발은 경기 용인시 마북동 소재 연구소가 주축인데, 최근 관련 연구 인력이 확충되고 추가 채용까지 계획돼 있어 연구소 수용 능력에 한계를 보인다”면서 “용인 연구소 잔여부지에 관련시설 신설을 준비 중이며 동시에 선제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이에 발맞춰 부서들의 입주지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의왕연구소 인력들의 양재동 재배치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계열사 중에는 실제 의왕에서 타 지역으로 재배치된 사례가 있었다. 부품제조 계열사 현대위아다. 앞서 2017년 말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 있던 인력들을 옮겨온 바 있는 현대위아는 최근 의왕연구소 근무자 일부를 경남 창원공장으로 내려 보냈다.

한편, 현대제철의 임대생활은 수년 내 종결될 전망이다. 그룹 통합사옥 GBC의 착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서울시는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영동대로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과 함께 GBC 부지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을 수정 가결했다. 이어 국토부도 이를 최종 승인해, 지리하게 시간을 끌던 착공에 걸림돌이 사라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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