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57% 감소한 홈플러스, 온라인 역량 강화 나서
물류 거점으로서 점포 내 창고 개조··· 타사와 구별되는 입지 구축이 과제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홈플러스가 온라인 역량 강화에 공들이고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도 최근 사내게시판에 공개한 자필 손편지에 "전국 상권을 선점하는 모바일사업에 전사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 대형마트 3사 모두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매장서 고전하는 데 대한 타개 전략이다.

홈플러스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7조659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무려 57.6%나 줄어든 10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마트도 매출은 전년 대비 11.7% 오른 4조1064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51%나 감소한 1535억원이었다. 양사의 이같은 실적은 온라인으로 장보기 수요를 빼앗긴 대형마트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임일순 대표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직접 작성한 ‘손편지’로 전사전략과제를 강조하며 임직원에게 △오프라인 유통 포맷의 합리화,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을 강화 확대 전개 △우리의 점포망을 물류 자원화하고 배송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전국 상권을 선점하는 모바일사업에 전사적으로 집중 등을 주문했다.  

온라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홈플러스와 이마트 모두 동일하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온라인통합법인 SSG닷컴의 물류를 책임지는 온라인전용물류센터(NEO) 두 곳을 김포와 보정에서 가동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 김포에 3호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물류센터 증설로 더 많은 SKU(운영 상품 수를 새는 단위)를 확보하고 빠른 배송을 강화하는 방식은 이커머스 강자인 아마존과 쿠팡이 펼쳐온 전략이기도 하다.  

올해 온라인 강화를 목표로 한 홈플러스도 상품의 관리, 포장, 배송까지 관리하는 풀필먼트 센터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이마트와 다르다. 넓은 부지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는 이마트나 쿠팡의 센터 증설 전략과는 달리 홈플러스는 '있는 매장 활용'을 기조로 한다. 

점원들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제품을 담아 포장해 배송하는 기존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점포 기반 물류의 캐파를 키운다는 게 온라인 강화 전략"이라면서 "매장의 쇼핑 공간 뒤에 마련돼 있는 적재공간을 효율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가 대주주였던 홈플러스는 점포의 후방 적재 공간이 넓은 편이다. 여기에 컨베이어 벨트 등 기존에는 없던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시간대 처리할 수 있는 배송량을 늘리고 배송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 주문 수요가 많은 특정 점포를 이처럼 개조해 시범 운영중이다. 아울러 배송차량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쉬운 점은 접근성과 주목도다. 현재 홈플러스는 자사 전용 온라인 사이트를 제외하고 오픈마켓인 이베이코리아의 지마켓·옥션과 11번가에 입점해있다. 홈플러스 공식 몰에 굳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제휴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생수나 쌀 10kg 등 상품을 지정해 검색할 경우 홈플러스 제품뿐 아니라, 지마켓에 입점한 GS프레시나 롯데닷컴, 홈쇼핑사 등 타사의 검색 결과도 함께 제공되는 탓에 홈플러스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

지마켓에 홈플러스를 검색하면 아웃링크 방식으로 회사 공식 온라인몰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런 경로로 특정 회사의 사이트에 접속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결국 소비자를 홈플러스몰에 얼만큼 집중시킬 수 있느냐가 과제인 것이다. 

직원들과 악수 나누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홈플러스
직원들과 악수 나누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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