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한 끼 해결하는 순간 나트륨 1일 권장량(2000mg) 훌쩍 뛰어 넘어
식약처 권고에 따라 유통사들 나트륨 저감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
결국 소비 패턴 바뀌어야 제조·유통사들도 적극적인 동참 가능

나트륨 과다섭취는 고혈압, 신장질환, 위장 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1일 나트륨 권장섭취량을 2000mg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맵고 짠 음식들이 많은 한국인 식탁에서는 이 권장섭취량이 쉽게 무너진다. 만약 간편식을 먹었다면 단지 한 끼로도 나트륨 위험군에 들어갈 수 있다.

기자는 간편식이 즐비한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해 보기로 했다. 편의점에서는 2000~4000원대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1만원을 넘나드는 시중 음식점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편의점에서 주로 팔리는 간편식은 떡볶이, 김밥, 컵라면, 삼각김밥, 소시지, 햄버거 등이 있다.

나트륨 함량을 최소로 하되 궁합이 맞는 간편식 2가지 구성해 구매하기로 했다. 기자가 구성한 2가지 간편식은 ‘떡볶이(1770mg)·김밥(968mg)’,‘컵라면(1590mg)·김밥(968mg)’,‘샌드위치(1104mg)·소시지(900mg)’,‘햄버거(1550mg)·삼각김밥(410mg)’ 등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어떤 구성을 하든지 나트륨은 1일 권장섭취량에 가깝거나 훌쩍 뛰어넘었다.

가장 대중적인 기호로 알려진 ‘컵라면‧김밥’ 세트로 한 끼를 해결했지만 나트륨섭취량은 2558mg으로 1일 권장량을 쉽게 넘어섰다.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편의점 음식은 왜 짜고 매울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덜 맵고 싱거운 간편식이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속적으로 나트륨 저감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어 한 때 관련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한 달만에 매대에서 사라졌다”면서 “맛이 없어 소비자들이 찾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나트륨 저감 우수 기업에 선정하면서 나트륨 줄이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17년 4월부터 나트륨 저감 노력의 일환으로 '나트륨 함량 비교 표시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식약처 캠페인에 발맞춰 편의점 간편식의 출시 확대 및 올바른 나트륨 함량 정보 제공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소비패턴을 바꾸지 않는 이상 간편식의 나트륨 저감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행법에서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간편식을 만든 제조사나 유통사에 대한 규제를 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갔다고 이를 제재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 제조사와 유통사,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담당 MD를 통해 나트륨 저감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팔리지 않는 걸 매장에 갖다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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