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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말하다] 초심 잃은 블리자드, 과거 영광 되찾을 수 있을까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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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보다는 돈 쫓기 시작한 블리자드, 떠나기 시작한 유저들
디아블로 이모탈 이미지. / 사진=블리자드
디아블로 이모탈 이미지. / 사진=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여러 기라성 같은 게임들을 만들어 낸 게임사가 있다. 바로 미국 블리자드다. 과거 블리자드는 게임 유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게임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골수팬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다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됐을까.

블리자드는 한국과 인연이 깊은 게임사다.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출시된 ‘디아블로2’를 비롯한 디아블로 시리즈,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 블리자드가 출시한 게임 대부분이 한국에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블리자드의 공동 창업자 마이크 모하임은 한국에서 ‘마사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기자 역시 학생 시절 대부분을 블리자드 게임과 함께 보냈다. 블리자드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저를 단순히 돈으로만 보지 않는 특유의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합리적인 수준의 과금, 방대한 콘텐츠, 빠른 피드백, 매력적인 게임 스토리 등 장점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 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기자는 블리자드 게임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특히 20대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WOW를 접은 지 오래다. 비단 WOW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블리자드는 게임 그 자체보다는 돈을 쫓기 시작했다. 유저들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보단 실적에 연연했고 결국 비인기 게임, 다시 말해 돈이 되지 않는 게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e스포츠 대회를 중지한 사건이다. 

여기에 게임 개발에 평생을 바쳐온 핵심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앞서 소개한 마이크 모하임마저 최근 블리자드를 떠났다. 블리자드가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해 11월 열린 ‘블리즈컨 2018’에서 디아블로의 차기작으로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선보인 것이다. 대다수 유저들은 ‘디아블로4’나 ‘디아블로2 리마스터’ 정도를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블리자드는 중국 게임사 넷이즈와 합작해 디아블로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넷이즈의 경우 앞서 디아블로 IP 표절 의혹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팬들의 분노는 어마어마했고 이는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물론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온라인게임보다 돈이 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타이밍이 안좋았고, 공개 방법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 결국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를 계기로 블리자드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게임보다 돈을 택했던 블리자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신작 부재 등을 이유로 올해부터 부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분기 실적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된 상황이다. 

문제는 앞서 상당수 핵심 개발진들이 회사를 떠난 상황에서 이를 바로 잡아 줄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업계는 블리자드가 유저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하는 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는 과거 블리자드 게임만 하는 유저가 많을 정도로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은 게임사였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유저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사실 돈을 많이 버는 게임사는 많다. 그러나 유저들에게 진정으로 인정 받는 게임사는 많지 않다. 과거 블리자드는 돈도 잘 벌고 유저들에게도 인정 받는 게임사였다. 하지만 초심을 잃어 버린 지금 다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향후 블리자드가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다만 과거의 팬으로서 블리자드가 초심을 되찾길 희망할 뿐이다. 

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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