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위권 업체 매출 전년 比 8% ↓전망···올해 3% 감소 예고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 영향으로 전세계 파운드리 매출 규모가 10년만에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정부 화웨이 기업제한 조치로 인해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파운드리 상위 10위권 업체 매출 합계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 감소한 154억 달러(약 18조2567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정치‧경제적 대외변수로 파운드리 수요 위축세가 지난 1분기를 넘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중국 화홍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업체는 일제히 매출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올해 파운드리 10위 업체의 총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약 3%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트렌드포스 제공
올 2분기 파운드리 10위 업체 매출 전망 /자료=트렌드포스

 

업계는 올해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으로 파운드리 업계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세계 스마트폰 2위 사업자인 화웨이는 파운드리 업계 큰 손이지만 미국 정부의 기업거래 제한 조치에 직격타를 맞게 됐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자회사 70여곳을 거래제한 기업 목록에 올리면서 인텔, 퀄컴, 자일링스 등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라이선스를 보유한 ARM이 화웨이에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화웨이가 기존 공급사들을 대체할 스마트폰 칩셋 및 OS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스마트폰 사업에서 부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연내 자체 OS ‘훙멍’(유럽 버전 ‘아크’)을 상용화할 계획이나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점은 부담이다.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 물량을 수주하는 대만 TSMC 타격이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TSMC는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와의 거래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출 중 상당 비중을 화웨이와 애플의 위탁생산 물량으로부터 내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압박에 대한 부담으로 발주 물량을 줄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 내수에서 미국 정부 조치에 대한 반발로 소비자들의 애플 제품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트렌드포스는 이번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단기적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 일부를 가져올 경우, 자사 엑시노스 칩 판매량이 늘면서 TSMC의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의 제재에 대한 부담으로 미국 기업들이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 위탁생산 물량을 맡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를 집중,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한 7나노 이하 공정 개발에 공 들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기업으로부터 발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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