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카드 등 회원사들 ‘BC’ 명칭 병기 대신 자체 브랜드명 강조
은행계 카드사, 독자적 카드 사업 추진 움직임 ‘활발’···공생관계 아닌 경쟁관계 되나

비씨카드와 협업관계를 맺고 있던 은행계 카드사들이 자체 브랜드명을 강조하거나 비씨카드 로고를 카드 플레이트 후면에 배치하는 등 비씨카드와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사진=연합뉴스
비씨카드와 협업관계를 맺고 있던 은행계 카드사들이 자체 브랜드명을 강조하거나 비씨카드 로고를 카드 플레이트 후면에 배치하는 등 비씨카드와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사진=연합뉴스

비씨카드와 협업관계를 맺고 있던 은행계 카드사들이 자체 브랜드명을 강조하거나 비씨카드 로고를 카드 플레이트 후면에 배치하는 등 비씨카드와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자체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비씨카드 회원사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를 비롯한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바일 결제시 비씨카드 명칭을 병기하지 않고 자체 카드명을 내세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 자체 결제망 없이 카드 프로세싱 과정을 비씨카드에 전면 위탁함으로써 카드결제를 진행해왔던 만큼 ‘우리BC카드’라는 공동 명칭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바일에서 결제 카드를 선택할 때 ‘우리카드’라는 자체 브랜드명을 내세우고 있다.

또 다른 비씨카드 회원사인 NH농협카드,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도 비씨카드 명칭을 함께 표기하는 대신 독자 카드명을 택하는 쪽으로 흐름이 옮겨가는 추세다.

비씨카드와 제휴한 IBK기업은행의 '쇼핑앤조이 카드'. 비씨카드의 기존 빨간색 로고가 아닌 은색 로고가 사용됐다./사진=비씨카드 홈페이지
비씨카드와 제휴한 IBK기업은행의 '쇼핑앤조이 카드'. 비씨카드의 기존 빨간색 로고가 아닌 은색 로고가 사용됐다./사진=비씨카드 홈페이지

회원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카드 외관에서도 엿보인다. 기존 카드 플레이트 전면에 배치됐던 비씨카드 로고는 최근 들어 후면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특히 카드 디자인을 통한 고객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비씨카드 특유의 빨간색 로고 대신 눈에 띄지 않는 은색이나 흰색 CI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회원사와 비씨카드사 간 협업관계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게 됐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회원사 이름만으로 명칭을 내세운 건 자사 브랜드를 고객에게 좀 더 명확하게 인지시키기 위함”이라면서 “기존에 명칭을 병기할 때는 비씨카드의 브랜드가 다소 강조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제고 관점에서 자사 브랜드명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계 카드사들이 비씨카드와 거리를 두는 배경에는 독자적인 카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경쟁심리가 깔려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비씨카드에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위탁하면서도 자체 결제 플랫폼 구축 및 카드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우리카드는 2017년 8월 NHN페이코와 손을 잡고 자체 결제 시스템인 ‘우리페이’를 출시한 바 있다. 농협은행 역시 NH농협카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오는 10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이 완성되면 카드사업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현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최근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하면서 비씨카드와 협업관계를 끊고 롯데카드에 프로세싱 업무를 위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비씨카드에  또 다시 회원사 이탈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높다 보니 기존에 대행 수수료를 주고 비씨카드에 맡기던 프로세싱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고자 계획 중이다”라며 “카드사마다 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자체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렇게 되면 비씨카드는 추가 회원 이탈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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