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 워’ ‘별이 되어라’로 전성기 맞아···흥행 신작 부재는 해결할 과제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 2019’ 대표 이미지. / 사진=컴투스
‘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 2019’ 대표 이미지. / 사진=컴투스

현재 게임산업은 심각한 양극화를 겪고 있다.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산업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게임사들은 존재한다. 평소 게임 빅3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 게임사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출시된 게임의 대다수는 모바일게임이다. 이미 국내 게임시장은 PC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 위주로 재편된 지 오래다. 과거 온라인게임 개발에 집중하던 대형 게임사들도 이제는 모바일게임에 힘을 쏟는다. 그런데 모바일이 대세가 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일찌감치 모바일게임 개발에만 전념해 온 개발사가 있다. 바로 게임빌과 컴투스다.

◇경쟁사에서 형제 회사가 된 게임빌·컴투스

게임빌은 2000년, 컴투스는 1998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당시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두 회사 모두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다. 당시 넥슨·넷마블·엔씨 등 대다수 게임사는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경우, 사실상 모바일게임 개발의 원조 격인 회사들이다.

2000년대 중후반 게임빌은 ‘제노니아’ ‘놈’ ‘프로야구’ 시리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컴투스 역시 ‘미니게임천국’ ‘액션 퍼즐 패밀리’ 시리즈와 ‘컴투스 프로야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렇게 모바일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경쟁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는 2013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2013년 컴투스 인수에 나서면서부터다. 게임빌이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게 된 일은 지금까지도 ‘신의 한수’로 회자된다.

송 대표는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 관측을 깨고 양사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독자 경영을 택했다. 이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형제회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송대표는 현재 양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 ‘서머너즈 워’와 ‘별이 되어라’로 전성기 맞이해

컴투스는 게임빌에 인수된 이후 출시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게임빌 역시 ‘별이 되어라’가 흥행에 성공해, 두 회사 모두 나란히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서머너즈 워의 경우, 지금까지도 글로벌 시장에서 전례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머너즈 워는 지난 2014년 출시된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모바일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까지 누적 133개국에서 매출 TOP10을 기록했으며, 그중 80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 130개국에서 RPG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현지 서비스 기간의 90%가 넘는 1602일 동안 매출 TOP10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서머너즈 워는 한국 단일 모바일게임 중 최초 누적 매출 1조원과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서머너즈 워는 한국 게임으로는 드물게 국산 게임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성공한 게임이다. 미국 모바일게임 차트에서 오랜 기간 상위권을 유지한 한국 게임은 서머너즈 워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컴투스는 최근까지 매년 50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80%에 달하는 해외 매출 비중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서머너즈 워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컴투스 관계자는 “서머너즈 워의 경우 게임을 넘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애니메이션· 소설·코믹스·영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IP 사업을 글로벌 파트너사와 함께 적극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 전역에서 글로벌 e스포츠 축제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이어온 서머너즈 워의 세계적 인기를 지속시켜 더욱 오랫동안 발전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머너즈 워 의존도 높아…새로운 흥행 신작 절실

전문가들은 게임빌과 컴투스 모두 2G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는 격동의 시기를 무난히 넘겼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이 기간에 사라진 게임사들도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형 게임사들이 모바일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데는 그동안 축적해온 모바일게임 운영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들 형제 기업에게도 고민거리는 있다. 바로 새로운 흥행작 부재다. 특히 게임빌의 경우, 흥행에 성공한 신작의 부재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게임빌은 지난해 매출 1125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손실 41억원을 기록하면서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 ‘탈리온(TALION)'이 동남아 시장과 일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적자 폭을 어느 정도 줄였다.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 워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임업계는 컴투스 매출의 80% 정도가 서머너즈 워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 서머너즈 워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최근엔 e스포츠에까지 도전하는 등 서머너즈 워의 인기를 계속 이어나갈 방법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서머너즈 워의 뒤를 이을 흥행작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컴투스 역시 여러 신작을 준비하고 있으나 최근 출시한 ‘스카이랜더스:링오브히어로즈’ 등의 부진으로 인해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감소한 3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컴투스는 최근 서머너즈 워에 대한 대규모 업데이트에 나섰다. 게임 수명 연장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서머너즈 워나 별이 되어라가 출시되던 당시에는 모바일시장에서 컴투스와 게임빌의 적수가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국내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여러 글로벌 업체들이 모바일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며 “여러 인기 IP 기반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컴투스나 게임빌의 신작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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