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독점 노선인 인천~청두 경쟁···“경쟁 아닌 전체 수요 증대 기대”
1분기 부진한 실적 보인 에어부산···김해공항 여객 수요와 연관 짓는 시각도 나와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과의 코드셰어 등은 아직 검토할 시점 아냐”

에어부산이 올해 안으로 인천 출발 노선 개설에 나선다. /사진=에어부산
에어부산이 인천발 국제선 취항에 나선다. / 사진=에어부산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에어부산이 인천발 국제선 취항을 통해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에어부산의 베이스인 김해공항의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 인천공항이 에어부산의 ‘생존’을 결정할 번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취항할 노선은 최근 확보한 중국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노선이 겹쳐 해결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에어부산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달 중순 이사회를 통해 인천지점 개설을 승인하고 인천공항에 사무실 임차 신청까지 끝낸 상황이다. 슬롯의 경우 1차 신청 일자를 조율 중이다.

에어부산이 슬롯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취항에 나설 경우, 첫 국제선은 중국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천~선전(주 6회), 인천~청두(주 3회), 인천~닝보(주 3회) 등 인천발 중국 노선 운수권을 확보했다.

다만, 선전과 청두 노선의 경우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선전 노선 운수권을 기존에 7회 갖고 있었고, 이번 배분에서 1회를 추가 확보했다. 청두 노선은 독점으로 주 8회의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에어부산 측은 경쟁이 아닌 전체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해당 노선들의 탑승률은 낮은 편이 아니다. 취항 시 홍보 효과와 함께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대가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노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선전 노선엔 평균적으로 편당 200여명이 탑승했다. 운용 기종은 A321, B777, A350 등으로 170~300여석의 규모다. 낮은 탑승률이 아니다. 같은 기간 청두 노선의 경우 편당 144여 명이 탑승했다. 174석 규모의 A321 기종이 투입되며, 탑승률은 약 82%에 달한다.

모회사와의 경쟁에 대한 우려에도 에어부산이 인천공항에 집중하는 이유는 에어부산의 베이스인 김해공항의 여객 수요 증가세가 다른 공항에 비해 주춤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에어부산의 1분기 실적 부진을 김해공항과 연관 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에어부산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1% 줄어든 54억9400만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김해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약 26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이는 다른 지방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증가율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다른 지방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증가율은 ▲무안공항 182.6% ▲청주공항 166.9% ▲제주공항 55.6% ▲대구공항 49.4% 등이다.

업계에선 슬롯 포화로 인해 신규 취항이 힘들어졌고, 최근 자동차업체 등의 잇단 파업으로 인해 부산 지역의 경기가 악화되고 있어 수요는 앞으로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해공항의 슬롯 포화율은 98%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실적이 악화된 것도 김해공항 및 부산 지역 상황과 무관하다고 말하긴 힘들다”라면서 “에어부산이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생존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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