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수장 임명 여부에 주목···“윤석열 체제 되면 기업 수사보다 적폐청산 무게 실릴 것” 시각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 사진=연합뉴스

검찰총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되면서 다음달 예정된 검찰 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계에선 특수수사의 대가로 알려진 ‘대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수를 뛰어넘어 총장 자리에 앉을지를 주목한다.

13일 검찰총장 후보위원회가 압축한 검찰총장 후보군은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금로 수원고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기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검찰 인사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인물은 윤 지검장이다. 사실 윤 지검장은 이번뿐만 아니라, 인사 때마다 주목받았다. 중앙지검장 임명 당시에도 그랬고, 올 초 수원고검장 인사 때 역시 윤 지검장이 자리에 오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국정농단 및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어 왔다는 상징성과 23기인 그를 임명하면 기수를 뛰어넘는 인사가 된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다시 보여줬던 ‘강골검사’ 이미지도 그에게 눈길이 가게 하는 대목이다.

기업들 역시 이번 총장 인사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데 그 초점은 윤 지검장이다. 한 사정기관 인사는 “기업들 입장에선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윤 지검장 행보가 가장 궁금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거론되는 총장 후보 중 특수수사에 가장 밝은 인물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2006년 관심을 모았던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비자금 수사가 그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엔 LIG 기업어음 사건과 관련해 총수 일가들을 기소했고, 최근엔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시나리오는 그와 함께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이다. 윤 국장은 윤 지검장과 함께 검찰 내에서 ‘대윤’ ‘소윤’으로 불릴 만큼 가까운 사이로 전해진다. 특수통 전성시대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이 둘은 과거 현대차 비자금 수사를 할 당시에도 채동욱 사단의 일원으로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윤대진 국장은 2013년엔 특수2부장으로서 이재현 CJ회장 탈세 및 비자금 수사를 이끌었다. 당시 이 회장은 검찰 내 대표 특수통 출신인 박상길·남기춘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에 나섰지만 결국 구속됐다.

다만, 일각에선 설령 윤석열 총장 체제가 구축된다고 해도 곧바로 대기업 사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현재로선 검찰 관련 이슈가 대기업 사정이 아닌 검찰 개혁 및 적폐청산 쪽에 집중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재계 인사는 “윤 지검장이 총장이 된다면 기업보다 적폐청산에 더 힘을 싣게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한편, 문무일 총장의 뒤를 이을 검찰총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 문재인 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후 지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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