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프랑스·영국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 매입
현지은행 대출과 부동산 공모 펀드로 자금조달 진행
국내 첫 유럽 물류센터 공모펀드···목표 내부수익률(IRR) 6.9%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영국 브리스톨에 소재한 물류센터 3곳의 매입을 위해 매도자와 독점협상권을 체결했다. / 표=시사저널e

이지스자산운용이 유럽 주요 도시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을 매입한다. 다음 달부터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 물류센터에 분산 투자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는 이번이 처음이다.

◇ 이지스운용,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 매입···공모펀드도 출시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영국 브리스톨에 소재한 물류센터 3곳의 매입을 위해 매도자와 독점협상권을 체결했다. 이들 물류센터에는 글로벌 ‘유통 공룡’인 아마존이 임차해 있다. 

전체 투자금액은 자산매입가(5475억원)와 부대비용을 포함해 총 5950억원 규모다. 이 중 2065억원은 공모펀드로 조달하고 600억원은 사모펀드로 모은다. 나머지는 현지은행 담보 대출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담보 대출 만기는 5년, 이자는 연 1.5%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매입에 나선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은 각 국가의 핵심 공항과 항만에 인접했다. 이 물류센터들은 유럽에서는 찾기 쉽지 않은 멀티 레벨 물류 시설로 스페인 센터는 4개 층, 프랑스와 영국 센터는 3개 층이다. 아마존 물류시스템의 핵심인 로봇 시스템 방식의 ‘아마존 로보틱스’(Amazon Robotics)가 구동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공모 펀드는 내달 출시될 예정이다. 목표 투자기간은 5년으로 중도환매가 불가능하다. 투자기간 연평균 내부수익률(IRR)은 6.9%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익분배금은 6개월마다 지급될 계획이다. 임대료는 인플레이션 변동에 조정되고 환 헤지(Hedge)도 이뤄진다. 5년간 임대 이후 자산 매각에 따른 차익도 추구한다.

이번 공모펀드는 이례적으로 다수의 시중은행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로 몰려 상품이 나오자마자 완판되는 추세다”라며 “여기에 아마존물류센터 공모 펀드는 6~7%대 수익률로 그만큼 상품성이 높아 다른 시중 은행들에서도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 국내 첫 물류 섹터 공모펀드···안정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 노려

그동안 미국·호주·일본 등 해외 부동산 공모 상품은 다수 나왔지만 유럽 물류센터 여러곳에 분산해 투자하는 공모 펀드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유럽 물류센터에 투자하기도 했지만 사모형태였거나 한 곳에 집중된 방식이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유럽 물류센터를 주목한 배경에는 안정적인 수익률이 꼽힌다. 우선 물류센터와 연관된 유럽 이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시장이 소비패턴의 변화로 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2018년 기준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20% 성장했다. 전체 리테일 매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7.8%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1.8배 증대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물류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투자 수요도 많아 5년 뒤 물류센터 매각도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물류센터 임차인이 아마존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 총 58개국에 진출해 있고 사용자 수가 약 12억명을 넘어서는 글로벌 이커머스 1위 기업이다. 특히 세 물류센터 모두 아마존이 20년 장기 임차해 있다. 임차인이 임대 연장 옵션을 사용하면 최대 33년까지 임대기간이 늘어난다. 더불어 대차 계약은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고 임대료도 각국의 인플레이션과 연동돼 매년(스페인, 프랑스) 또는 5년에 1회(영국) 조정된다. 

다만 투자 리스크도 존재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럽 부동산 투자  환 헤지할 경우 금리 차이로 인한 프리미엄(수익)이 발생하고 여기에 유럽의 저금리 정책에 따라 현지 대출을 일으킬 대 비용도 절감돼 최근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도 “경제 상황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고 물류센터의 경우 입지와 새로운 물류센터 건립에 따라 자산가격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등 5년 뒤를 예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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