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총선 출마 위해 8월 퇴진설 확산···이형훈 건보국장 복귀설, 일부 국장은 반발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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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민형배 청와대 비서관과 이형훈 선임행정관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선임행정관이 복지부 요직인 건강보험정책국장으로 복귀한다는 하마평에 일부 국장이 반발하고 있다.  

15일 복지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실장급 인사는 이르면 이달 내로 발령이 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 관심이 집중된 실장 승진자 후보는 노홍인 건강보험정책국장(행정고시 37회, 1960년생)과 류근혁 연금정책국장(행시 36회, 1964년생) 2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노 국장을 지지하는 복지부 관계자는 “박근혜 청와대 근무 경력은 2년이 지나면서 희석됐다”면서 “문재인 케어를 무리 없게 이끌었고 특히 국회 내 일정 세력이 그를 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류 국장을 지지하는 관료는 “과거 복지부에서 나이 순으로 실장 승진한 적이 있냐”며 “행시 선배가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먼저 승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복지부의 또 다른 관심은 부 관련 업무를 청와대에서 총괄하는 민형배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사회정책비서관이 내년 4월로 예정된 제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다는 하마평에 집중되고 있다. 공교롭게 오늘(15일)은 민 비서관이 만 58세가 되는 생일이다. 

민 비서관이 지난 11일 부산광역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형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통합돌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포럼’에 초청돼 ‘지방자치와 커뮤니티케어’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해 총선 출마설은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그의 경력과 무관치 않다. 지난 1961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그는 목포고와 전남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전남일보 기자와 시민사회단체 경력을 쌓았다. 이어 노무현 청와대에서 국정홍보비서실과 인사관리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시민사회수석실 사회조정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 2010년과 2014년 연거푸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에 당선돼 재선 구청장을 역임했다.

한 정치권 소식통은 “민 비서관이 지난해 광주시장에 도전했을 정도로 지방자치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민 비서관 사퇴 시점은 오는 8월 경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8월 자치발전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그가 근무 기간 1년을 채우고 물러나는 것이 모양새 차원에서 무난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민 비서관이 노리는 지역구는 광주시 광산을로 알려졌다. 현역은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그는 재선 의원이다. 민 비서관은 이미 두 차례 지역에서 구청장을 역임하는 등 인지도가 있어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면 경쟁자들과 호각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만약 그가 비서관을 사퇴한다면 이로 인한 공백을 정통 행정관료가 맡는 방안을 복지부가 희망하고 있다. 그동안 명칭은 변경됐지만 사회수석과 사회정책비서관 2개 보직 모두를 복지부 출신이 맡았던 사례도 일부 있었다. 반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에는 2개 보직 모두를 非복지부 출신이 맡아 업무를 수행해왔다. 

현재도 복지부 출신 선임행정관과 행정관들이 근무하지만, 보다 높은 직급인 비서관에 정통 관료 출신이 임명된다면 복지부와 더 긴밀한 협의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복지부 숨통을 틔우는 측면도 있다. 만약 이번에 복지부 출신 관료가 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다면 현직자 중 행시 기수가 가장 높은 배병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후보군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전경. / 사진=연합뉴스

특히 최근에는 민 비서관을 보좌하는 이형훈 사회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조만간 복지부에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 선임행정관은 행시 38회로 관가에 입문한 정통 관료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그는 조선대부속고등학교와 연대 경영학과(84학번)를 졸업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의 연대 입학 동기인 그는 김 차관이 보건의료정책관 시절 보건의료정책과장으로 보좌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복지부에서 기획조정팀장, 기초노령연금T/F운영팀장, 한미자유무역협정팀장, 기획조정담당관, WHO(세계보건기구) 파견, 국민연금재정과장, 복지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한의약정책관, 대변인을 거쳐 지난해 3월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해왔다. 이 선임행정관은 잡기와는 거리가 멀고 주말에 독서를 즐기는 학구파다.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연대를 다닐 때는 누나 집에서 살았다. 이후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를 잡았다. 

문제는 그의 복귀 후 보직에 건보국장이 거론되는 점이다. 이에 벌써부터 일부 국장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국장이 모두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서열이 있고 등급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노인정책관과 보육정책관, 장애인정책국장이 초임 국장이 맡는 보직이고, 보건의료정책관과 복지정책관, 건보국장, 연금정책국장은 고참급이 발령을 받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즉 국장들 간 서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의약정책관과 대변인만 거친 이 선임행정관이 건보국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보국장을 보좌하는 최종균 의료보장심의관(행시 37회)도 이 선임행정관의 행시 선배다. 

건보국장은 기존에도 중량감이 있었는데, 현 정부 출범 후 문재인 케어를 담당하며 그 비중과 중요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 노홍인 건보국장도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다가 지난 2017년 1월 현 직위에 복귀 발령을 받았다.  

익명을 요청한 A국장은 “이 선임행정관 인품이 훌륭하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본부 국장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데 그가 너무 높은 등급의 보직으로 복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 선임행정관과 같이 근무했던 복지부 관계자도 “업무능력이나 인품에서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다른 국장들도 불만은 있지만 이를 공론화할 경우 박근혜 정부 모 국장처럼 변방으로 밀려날까봐 청와대를 무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 선임행정관과 친분이 두터운 관료들은 그를 감싸는데 입을 모았다. 한 국장급 관료는 “그는 문재인 케어를 담당하는 건보국장에 적임자”라며 “갈수록 건보재정이 중요해지는데 재경직 출신에 국민연금재정과장을 거친 그가 잘 할 수 있는 보직”이라고 주장했다. 이 선임행정관과 혈연, 학연, 지연이 겹치지 않는 중립적 성향의 관료는 “청와대에서 복귀하며 한 단계 점프하는 것도 복지부 관행”이라며 “그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관료는 형평성 차원에서 본인도 청와대에 파견 가면 된다”고 결론 내렸다.

단, 이 관료는 청와대에 파견 가는 절차를 현재보다 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부 내부적으로 공모를 한다든지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른 고위직 인사도 그러하지만 장관과 차관이 순위를 매겨 청와대에 추천하는 방식의 일부 개선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인사권은 장관에게 있고 이 선임행정관이 능력 있어 청와대로 파견된 것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라며 “건보국장 보직에 대해 장관과 특히 당사자가 현명하게 생각한 후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복지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 균형인사비서관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임을기 행정관(행시 39회)은 최근 부이사관(3급)에서 고위공무원(나급)으로 승진했다. 동시에 그는 선임행정관을 달았다. 앞서 지난 4월 하순 역시 복지부 출신으로 사회수석 여성가족비서관실에 근무하는 김충환 행정관(행시 41회)도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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