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정부가 발행한 지속가능채권

김회정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외평채 발행 관련 배경' 사전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회정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외평채 발행 관련 배경’ 사전브리핑에서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15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을 역대 최저금리로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외평채는 정부가 시장안정 조치 등에 쓰이는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정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이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재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1시 30분(현지 시간 12일 낮 12시 30분) 미국 뉴욕에서 만기 5년짜리 녹색 및 지속가능(Green and Sustainability) 채권과 만기 10년의 일반 채권 두 종류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발행규모와 표면금리는 5년물(만기 2024년 6월 19일)은 5억 달러·2.0%, 10년물(만기 2029년 6월 19일)은 10억 달러·2.5%다.

환율 안정을 위해 정부가 조성한 자금인 외평채는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3년 연속 발행됐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을 지난 4월 만기 상환한 15억달러를 차환하기 위해 발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적 가치 제고 등 사회적 책임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가운데 사회적 책임투자(SRI)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외평채를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외국 정부가 발행한 SRI 채권은 모두 녹색채권이다. 이번 외평채는 세계 최초로 정부가 발행한 지속가능채권이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의 발행금리와 가산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발행금리는 5년물의 경우 미국 국채금리에 30bp(1bp=0.01%포인트)를 더한 2.177%, 10년물은 55bp를 더한 2.677%다. 이는 기존 달러화 표시 외평채 최저금리(2017년 2.871%)보다 낮다. 가산금리는 발행자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고,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높다.

기재부는 아울러 애초 10억 달러 규모 외평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 주문이 6배(60억 달러) 이상 집중되면서 발행 규모를 올해 한도인 15억 달러까지 확대하고 금리도 최초 제시금리에서 20∼25bp 축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외평채를 발행한 이유와 관련해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질문에 답하는 것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투자자들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와 4월 경상수지 적자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경기 사이클 측면이라고 보며 크게 괘념치 않는 모습이었다”며 “우리나라가 신용등급이 비슷한 국가 중에서 경제위기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를 기초로 상당히 많은 주문을 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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