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모바일 OLED 투자규모 4배 증가 전망···올 하반기 中 BOE, 비전옥스 등 연쇄 투자 예고
SDC, 점유율 타격 불가피···폴더블 등 하이엔드 제품 개발 집중할 듯

/이미지=시사저널e

 

중국 패널 업계가 6세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과점 구조가 위협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로 대대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태다. 아직까진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중국업체 대비 품질에서 우위를 점하지만 생산능력 측면에서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 우위를 지키기 위해 폴더블 등 하이엔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내년 전체 디스플레이 장비투자 규모는 207억달러(24조원)로, 올해 152억달러(18조원) 보다 36%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디스플레이 투자 전망치는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이중 내년에 모바일용 OLED 장비 투자 규모는 82억달러(10조원)로 올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 디스플레이 장비투자 중 10% 점유율에 불과했던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장비투자는 내년에 전체 40%로 확대될 전망이다. 

장비 투자 규모 증가는 중국 패널 업체 OLED 설비 투자 계획 때문이다. BOE, 비전옥스 등 중국 상위권 패널 제조사들은 정부 보조금에 힘 입어 6세대 OLED 공장 증설에 나섰다. 중국 BOE는 올초 청두, 몐양, 충칭에 이어 푸저우에 네 번째 중소형 OLED 공장 B15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비전옥스는 구안 6세대 공장 건설에 이어 허페이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중소형 LCD 패널 선두였던 티안마조차 최근 플렉시블 OLED 증설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달 국내외 장비업체 13곳에 발주한 상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에 중국업체들의 OLED 양산규모를 월 9만장 수준으로 본다”며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BOE의 세 번째 플렉서블 OLED 팹인 B12, 비전옥스의 V3를 중심으로 CSOT, 티안마 등 기타 업체들의 투자가 연쇄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선 이들 업체가 내년 공장 가동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시장 독점이 깨지면서 공급 지형이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스마트폰용 OLED 생산량 기준 시장 점유율 70%를 유지하다가, 2023년 43%로 쪼그라드는 동시에 BOE가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까진 시장 선두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중국 패널 업체는 제품 수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사들은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함께 중국 내수를 공략할 수 있다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들어 수율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증설이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말 이어 올초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량이 대거 줄면서 공장 가동률도 대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애플이 내년을 기점으로 전 모델에 OLED 패널을 채용하게 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 다자 공급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짙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애플이 전모델에 OLED 패널을 채용면서 BOE도 공급사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애플은 LCD 패널에 있어서도 항상 3자 공급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OLED 역시 SDC, LGD, BOE 3자 공급 체제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하이엔드 제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인 1세대 갤럭시 폴드를 중심으로 내년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경쟁사 대비 차별되는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OLED 전환투자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올해 100만대 규모를 생산하는 데 그쳤지만 내년엔 400만대 규모로 점차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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