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이대서울병원 문전약국 7곳 경쟁···처방전 600장 쟁탈전 치열
  • 이상구 의약전문기자(lsk239@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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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문 약국 2곳, 초기 오픈과 지하철역과 거리 가까워 자리 잡아
정문 약국 3곳, 영업 개시 한 달 안 돼···무료주차권 추진, 활발한 추격전
남문 약국 2곳, 출입구 모르는 환자 많아 고충···버스정류장과 인접 긍정 요소
서울메디약국(좌)과 가까운천사약국(우). / 사진=시사저널e
서울메디약국(왼쪽)과 가까운천사약국. / 사진=시사저널e

올해 초 진료를 시작한 이대서울병원의 문전약국 7곳이 하루 처방전 600여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기 오픈하고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북문 인근 약국이 앞서나가는 가운데, 다른 약국들 추격전이 활발하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2월 진료를 개시한 이후 5월 정식 개원 기념식을 개최하는 등 본격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부지 대금과 건축비 등 총 7079억원을 투자한 이대서울병원은 1014병상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458병상을 가동 중이다. 가동 병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대서울병원 인근에는 문전약국 7곳이 영업하고 있다. 문전약국이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이후 보편화된 개념이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따라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처방전을 수령한 환자가 병원 인근 약국에서 처방의약품을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현실적으로 병원과 약국의 물리적 거리가 중요해졌다. 서울의 대형 병원 인근에서는 수십억원에 문전약국 자리를 매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서울병원은 최근 편욱범 병원장이 기자와 통화에서 밝힌 대로 일일외래환자 1350명 가량이 방문하고 있다. 병원계에 따르면 대개 일일외래환자의 절반 정도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발행한다. 이대서울병원도 외래환자의 50%에 약간 못 미치는 숫자의 처방전이 발행된다고 설명했다. 문전약국의 한 약사는 “대개 월요일 환자들이 가장 많고 수요일과 금요일이 적은 편”이라며 “병원이 적은 날은 500개, 평균 600개, 많은 날은 700개 처방전을 발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전했다. 결국 하루 평균 600여개 처방전을 놓고 7개 문전약국이 경쟁하는 구도다.      

이같은 측면에서 이대서울병원의 정문 등 3개 출입구와 환자 동선을 감안하면 역시 3개군으로 7개 문전약국을 분류할 수 있다.

우선 지하철 5호선 발산역과 가까운 이대서울병원 출입구는 북문이다. 북문과 인접한 약국은 서울메디약국과 가까운천사약국 등 2곳이다. 7개 문전약국 중 가장 먼저인 올 1월 오픈한 서울메디약국은 발산역 7번 출구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병원 북문으로부터 거리가 가장 짧은 가까운천사약국은 기존 식당 건물의 공간을 공사해 문을 열었다. 약국 입지부터 고정관념을 탈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약국은 병원이 진료를 개시한 2월 초 오픈했다.

당초 병원 개원을 앞두고 정문으로 출입하는 환자와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하철역과 가까운 북문으로 출입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북문 인근 약국 2곳을 찾는 환자들도 많은 편이다. 약국 2곳은 비교적 오픈 시기가 빨랐던 점도 환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다른 약국들도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가까운중앙약국(좌)과 이화정문약국(중), 빠른약국(우). / 사진=시사저널e
가까운중앙약국(왼쪽)과 이화정문약국(가운데), 빠른약국. / 사진=시사저널e

병원 정문 인근에서는 가까운중앙약국과 이화정문약국, 빠른약국 등 3곳이 영업하고 있다. 이 약국들은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가장 먼저 5월 20일 문을 연 이화정문약국을 필두로 2곳 약국이 잇달아 문을 열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예상보다 정문으로 출입하는 환자들이 다소 적은 가운데, 정문 앞 차도를 건너 약국을 방문해야 하고 오픈이 늦었던 점이 현실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신축 건물에서 넓은 공간과 깔끔한 인테리어 등으로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3곳의 약국은 입을 모았다. 한 약국 약사는 “오픈을 먼저 했고 지하철역과 가까운 북문 약국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문으로 나온 환자들 방문도 최근 늘고 있다”면서 “병원 진료가 우수하기 때문에 시간 싸움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느긋하게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등 병원에서 거리가 먼 지역 출신 환자들을 위해 3곳의 약국은 건물주와 협의해 지하주차장에 차를 둘 수 있도록 무료주차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도 임시로 환자들이 무료주차하도록 했다.           

북문 인근 약국들과 엇비슷한 시기인 올 2월 오픈한 바로약국과 봄봄약국은 병원 남문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병원이 남문 소재를 환자들에게 적극 홍보하지 않았고 표지판도 적어 처음 방문하는 환자들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노인은 물론 젊은 환자들도 남문을 찾기 어렵게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심지어 병원 주변에서는 남문으로 들어간 환자도 다시 남문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즉 병원 내부의 표지판이 부족해 남문을 찾을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바로약국(좌)과 봄봄약국(우). / 사진=시사저널e
바로약국(왼쪽)과 봄봄약국. / 사진=시사저널e

환자 동선을 감안할 때 바로약국과 봄봄약국은 긍정적 요소도 있다. 경기도 부천시나 화곡동 등에서 오는 환자들이나 가양동 등에서 오는 환자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이 인근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류장 인근에는 병원 응급의료센터 표지판만 있고, 남문 표지판이 없어 이들도 병원 주위를 헤매다 정문으로 들어가는 상황이다. 심지어 약국 건너편의 우장산힐스테이트에 거주하는 환자들까지 남문 소재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바로약국과 봄봄약국은 근무 시간에 있어 대조적이다. 바로약국은 근무시간을 약국 벽면에 표시해놓고 평일 6시 30분 문을 닫는다. 병원 처방전을 위주로 하는 경영방식이다.

반면 봄봄약국은 평일 8시까지 근무한다고 붙여놓고 이 시간을 넘겨 퇴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봄봄약국 약사는 “우장산힐스테이트 주민들이 주위 약국이 없었다가 생겨 반가워하고 일반약 판매를 위해 늦게까지 약국을 지킨다”고 전했다.

대개 새롭게 오픈한 대형병원 문전약국들은 처방전을 놓고 과열경쟁을 벌이거나 서로 비방하는 경우가 있다. 오픈 직후는 아니지만 강동경희대병원 문전약국들은 면허대여약국 공방을 벌이고 있어 지역을 오가는 일반인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반면 이대서울병원 문전약국들은 현재까지는 특별한 논란이나 비방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향후 문전약국이 추가되고 경쟁이 더 치열해졌을 경우는 예상이 어렵지만 현재로선 평온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문전약국 약국장은 “경기도 지역에 소재한 약국을 처분하고 이번에 서울로 올라왔다”며 “실패하는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반드시 병원도 성공해야 하고 우리 약국도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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