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시에 PWM센터 개점···높은 예·적금 금리로 수요 부족 전망도
신한 “이미 현지화 완료 수준” 자신감···향후 지역별 특성 감안해 확장 검토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 지역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열고 개점식을 진행했다/사진=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 지역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열고 개점식을 진행했다/사진=신한은행

국내 은행의 글로벌 진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자산관리 분야에 새롭게 도전장을 던졌다. 신한은행은 현지화를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정착을 기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현지 특성상 불안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최근 호치민시 랜드마크 지역 ‘푸미흥’에 고자산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영업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개점했다.

푸미흥은 베트남에서 고자산 고객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호치민의 ‘강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내 은행이 해외 시장에 자산관리 전담 센터를 세운 것은 이번이 최초다.

자산관리 분야는 디지털, 글로벌과 함께 은행의 주요 미래 전략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 동안 디지털과 결합한 은행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다수 있어왔지만 자산관리와 글로벌을 연계한 전략은 이번이 처음인만큼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푸미흥 센터에 고객별 전담 직원을 배정하고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글로벌 세무와 부동산 등 전문적인 분야까지 아우른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서비스를 차별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현지의 전문가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PWM컨설팅 전문가도 파견했다.

신한은행의 이러한 도전에 시장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한국과는 달리 동남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아직 예·적금 상품들이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착되기에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시장은 예·적금 금리가 7~8% 수준”이라며 “예·적금 만으로도 어느 정도 자산관리가 되는 상황에서 비싼 PB(Private Banking) 수수료를 지불할만한 고객이 있을지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7~8%와 수수료를 합친 그 이상의 이익률을 거두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지 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또 다른 은행의 글로벌 부문 관계자는 “개인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절세”라며 “현지 고액 자산가들은 아무래도 세법에 능한 현지은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자산관리 업무를 앞세워 한국에 진출했던 한국씨티은행이 고전을 했던 것과 유사한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자산관리 부문이 은행 경영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이번 시도를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우리도 예전부터 검토를 진행했던 부분으로 앞으로도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신한은행 측은 성공적인 현지화를 내세우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베트남 현지 은행과 다름 없을 정도로 거의 현지화가 완료됐다”며 “PB들 역시 현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베트남은 부동산 시장이나 파생 상품들이 활성화돼 있어 예·적금 고객과 차별화되는 고객군이 있다”며 “자산가들이 예·적금에만 가입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금 금리가 높다고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역별 특성들을 감안해 WM센터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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