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연계해 ‘소소하지만 확실한 투자’ 평가 받아
노조 및 지역정부 등과의 협의 등 성공까지 남은 과제 산적

지난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지난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이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4대 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 ‘투자 보따리’의 윤곽이 모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구미형 일자리가 4대 그룹 투자에 제대로 화룡점정을 하기 위해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 투자 결정이 4대 그룹 투자의 마무리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4대 그룹 인사는 “이번 정부 들어 삼성·현대차·SK·LG 중 LG만 상대적으로 대규모 투자 및 채용 발표를 한 게 없었던 만큼, 유력한 구미형 일자리 참여 후보로 거론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4대 그룹사 임원 역시 “투자 및 대규모 채용 계획 발표에서 사실상 LG만 빠져 있다 보니 구미형 일자리 이야기가 계속 나온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LG는 나머지 그룹사들과 달리 별다른 대규모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는 평을 듣는 가운데, 오히려 스마트폰 국내 공장 철수 계획이 알려져 눈길을 끈 바 있다. LG화학이 이번 구미형 일자리 참여를 진행한다면 LG는 이전의 상황을 뒤집고 4대 그룹 투자 행렬에 동참한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지역 연계형 일자리 사업이 기업과 정부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는 사업이긴 하지만, 해외 공장 증설 등의 길을 택할 수 있음에도 LG화학이 구미형 일자리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은 지역 발전 등 사회공헌적 성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SK는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사업 부문에 향후 5년간 23조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 참여 결정은 다른 4대 그룹이 발표한 것들에 비해 규모 면에서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더불어 확실하게 방향을 정하고 단순 청사진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용 창출을 한다는 측면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투자’가 될 수 있다.

다만 해당 투자가 제대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수익성 제고는 둘째 문제이고 일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아직 구미시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또 광주형 일자리를 교훈 삼아 노조와 원만히 협의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구미형 일자리 추진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LG화학 노조가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청주나 오창 공장의 사업 축소로 이어지면 안 된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사측에 요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앞으로 노조와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얘기를 꺼내기는 힘들다"며 "다만 구미형 일자리와 충북 지역 사업은 별개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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