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성동·강동·동작 등지서 시세 이끄는 대표단지 역대 최고가에 거래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바라본 한강변 일대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서 바라본 한강변 일대 아파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이 심상찮다. 형이 움직이자 아우가 뒤따르는 모양새다. 지난달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등 강남3구 대장주에서 신고가 기록 계약이 이루어져 화제가 된 가운데 최근에는 비강남권 곳곳에서 시세를 이끄는 랜드마크 단지가 역대 최고가 매매기록을 내놓고 있다. 강남권 일부 단지에 국한됐던 시장 온기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 질주해 온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84㎡는 지난달 초 14억5000만 원에 실거래 됐다. 4월 같은 단지 내 동일평형이 13억65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난 데 견주어보면 한 달 사이 약 1억 원 가량 오른 것이다. 그간 거래된 가격 중에 가장 비싼 값이기도 하다. 이 단지와 함께 마포구 내에서 시세를 이끄는 단지로 평가되는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3차 전용 59㎡도 11억9000만 원에 매매계약이 성사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 단지 일대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등 올해 초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포구와 함께 마‧용‧성이라고 불리는 성동구 대장주 옥수동 파크힐스에서 전용 84㎡도 역대 최고가인 12억7200만 원에 매매가 이루어졌다.

강남4구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강동구와 동작구 내 랜드마크 단지에서도 최고가 계약이 성사됐다. 강동구 내 입주 3년차를 맞는 래미안강동팰리스 전용 59㎡는 지난달 말 9억8500만 원에 매매가 성사됐는데 이는 역대 최고가에 비해 1000만 원 비싼 값이다. 천호동에 위치한 브라운스톤암사 전용 84㎡는 이달 초 최고가인 7억1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동작구 흑석동 해가든 전용 84㎡는 역대 최고가인 7억4800만 원에 비해 1억5000만 원 가량 높은 값인 8억9900만 원에, 대방동 대방1차 e편한세상에서도 동일한 평형이 이전 최고가에 비해 8000만 원 높은 9억4000만 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신고가를 쓴 곳은 모두 각 자치구 내 대표단지로 인식되는 단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강남에서 시작된 신고가가 준강남권을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게 아닌지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32건으로 직전달인 4월(2402건)보다 3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매매계약이 1573건 체결된 것에 비하면 석 달 사이 두 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이다. 옥수동의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계수치보다는 흐름의 분위기가 감지되는데, 값이 더 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최근의 시장 방향성은 확실히 실거주 목적의 ‘사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안정화됐던 시장에 다시 대세상승으로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치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단지의 신고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강남 내에서도 시세를 회복하지 못한 단지가 대다수여서 월세를 밀린 부동산도 허다하다”며 “거래량도 1년 전에 견주어보면 반도 안 된다. 각종 부동산 규제 등 외부 환경이 완화되지 않은 만큼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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