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플랫폼 견제
카카오, 커머스 통해 수익 극대화 나서

이미지=네이버
이미지=네이버

#네이버는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과거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 지금은 어엿한 국내 1위 포털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네이버에게도 고민은 있다. 최근 몇 년간 인터넷 검색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라고 불리는 요즘 인터넷 이용자들은 텍스트보다 동영상에 익숙하다. 그들에게 네이버는 과거의 산물이다. 이제는 간단한 검색을 할 때조차 네이버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대화 목록창에서 광고를 띄울 수 있는 배너형 상품으로 이용자가 광고를 누르면 샵(#) 탭의 전용 브랜딩 페이지로 이동해 이미지·동영상 등 광고 콘텐츠를 보게 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광고 콘텐츠를 선물하기 등 카카오 커머스 플랫폼으로 연결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무작위로 선정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추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포털업계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크게 주목받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동영상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카카오는 올해부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춰 커머스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동영상에 초점 맞춘 네이버, 최대 라이벌은 유튜브?

과거의 네이버 경쟁자가 구글 또는 카카오였다면 이제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최근 동영상을 강화하며 인터넷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와 네이버TV의 격차는 매우 크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3122만명이 317억분을 사용해해당 부문의 총  사용 시간 369억분 중 86%를 점유했다. 반면 네이버TV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동영상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최근 동영상 전용 뷰어 시범서비스를 새 모바일 앱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새 동영상 서비스에는 인공지능(AI) 추천 기술 ‘에어스(AIRS)’를 적용했다. 이번 네이버 동영상 전용 뷰어는 웹오리지널 콘텐츠와 V LIVE 스타 콘텐츠뿐 아니라 일반 창작자가 블로그·카페 등 UGC 서비스에 올린 동영상 콘텐츠와 쇼핑 판매자 커머스 영상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네이버는 동영상 기술 플랫폼을 정교화하기 위해 네이버TV, 브이라이브(V LIVE), 뉴스 등 다양한 서비스 안에서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동영상 메타데이터를 통합 관리·운영할 수 있는 백엔드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또 동영상을 재생할 때 로딩되는 시간을 50~60% 단축시킨 ‘울트라-패스트 플레잉(Ultra-Fast Playing)’ 기술도 개발했다. AI 동영상 추천 기술은 이용자가 감상한 콘텐츠 이력 및 좋아요, 구독 등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향후 더 고도화될 예정이다. 창작자가 동영상을 간편하게 편집해서 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모바일 전용 동영상 에디터도 상반기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김승언 네이버 아폴로 CIC 대표는 “네이버는 올해, 메인·검색·UGC 등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서 창작자 중심 동영상 기술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AI 기반의 동영상 추천 기술을 계속해서 고도화하는 한편, 창작자 중심의 새로운 보상 구조와 교육을 위한 지원 공간을 마련하고, 창작자 편집 툴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또 다른 무기는 ‘브이라이브’다. 브이라이브는 스타나 크리에이터 등이 실시간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동영상 방송 플랫폼이다. 올해로 출시 4년 차를 맞이했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만의 특성을 살려 유튜브 등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 차별화되눈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선영 네이버 V CIC 서비스 기획 대표는 “유튜브나 인스타가 특정 룰에 따라 창작자의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쌓이는 구조라면, 우리는 스타가 직접 팬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준다”며 “코어 팬층을 관리할 주도권을 스타에게 주면서 자생적으로 형성해 나가는 생태계를 만든다. 이런 점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톡딜 모습. / 이미지=카카오
톡딜 모습. / 이미지=카카오

◇커머스에 집중하는 카카오 “올해는 수익 내겠다”

동영상 강화에 나서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올해 커머스 부문 강화를 통해 수익 창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달부터 카카오톡 모바일 버전의 대화 목록창에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상품인 ‘비즈보드(톡보드)’를 시범 테스트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대화창을 활용한 배너형 상품 비즈보드를 선보였다. 시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으며 곧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금 방식은 CPM(1000회 노출당 과금) 기반의 보장형 광고와 CPC(클릭당 과금) 기반의 성과형 광고로 나뉜다. 보장형 광고 상품 가격은 최소 2억원에서 최대 2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형 광고의 경우 클릭당 200원 이상이다.

이와 관련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비즈보드는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일회성 광고 노출이나 기존 배너 광고와 다르다”며 “카카오만의 차별적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 신규 광고주를 디지털 광고로 더 많이 유입하고 국내 광고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또 최근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를 통해 2인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 시범 테스트에 돌입했다. 톡딜은 카카오톡 스토어 기반의 쇼핑 서비스인 ‘카카오톡 쇼핑하기’에 새롭게 적용되는 공동구매 서비스다. 지금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지인 간에 선물을 주고 받는 데 집중했다면, 톡딜은 카카오톡 친구는 물론 모르는 사람과도 함께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델이다. 2명만 모여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톡딜은 오는 6월말부터 정식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카오가 올해 커머스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그동안 카카오의 대표 플랫폼인 카카오톡은 국내 4000만 이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수익화하지는 못했다. 이에 올해부터 공격적인 커머스 상품 출시를 통해 수익 극대화에 나서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수익 창출 의지는 최근 채용 규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 확장 등을 통해 채용 규모를 늘렸던 카카오는 올해는 상당 부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보드는 채널탭의 메가 트래픽을 활용한 범용 광고로서 매출 창출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가 올해 광고 매출 목표를 지난해 12.4%보다 훨씬 높은 20%로 잡은 것도 톡비즈보드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